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해온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숨졌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63세의 장 전 회장이 지난 3일 베이징에 있는 자택에서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병원 측은 장 전 회장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진 상태였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사망 정황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부분은 없다고 들었다"며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베이징에 도착해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진로그룹의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한 고인은 급속한 사세확장을 이끌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몰락했습니다.
특히 진로는 2003년 법정관리와 계열사 분할 매각으로 공중 분해됐고, 장 전 회장은 회계부정과 비자금 횡령 등으로 구속기소돼 2004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검찰은 고인이 1994∼1997년 자본이 완전 잠식된 진로건설 등 4개 계열사에 이사회 승인 없이 6천300억 원을 부당지원하고,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5천500억 원을 사기 대출받은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장 전 회장은 오랫동안 캄보디아, 중국 등을 떠돌며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