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의 재고품으로 전락한 대학생들…'웃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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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양대 이영무 총장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재고만 쌓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되겠느냐"

한양대 이영무 총장이 지난 달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를 '공장'에, 학생을 '재고'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일, 한양대 총학생회가 SNS를 통해 이 총장의 발언을 패러디한 작품을 모으는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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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대 총학생회가 공모한 패러디 사진

이 패러디 사진들은 각종 언론에 노출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동시에 이 총장의 '재고' 발언이 다시 주목 받으면서, 그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습니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 총장에 대한 비판과 함께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현실을 개탄스럽게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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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총장 발언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

그런데 스브스뉴스팀이 이 사진전을 기획한 한양대 총학생회에 연락해본 결과, 그들은 애초 이벤트의 의도와는 달리 총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바람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신하섭/ 한양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이영무 총장을 비난하려는 의도보다는, 대학생이 공장의 재고품처럼 되어버린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꼬집고 싶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총장의 발언이 포함된 인터뷰 전문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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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2015.3.31) 기사 캡처, http://news.donga.com/3/all/20150330/70421388/1

전문을 보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공대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함께 발전시켜 다양한 재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과정에서 '재고'라는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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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사이에선 총장의 이번 인터뷰 관련 두 가지 시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재고에 비유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시각과 함께 청년들이 '재고'로 비유되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패러디 이벤트를 주최한 총학 소속 학생이 지적했듯, 한양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아니냐는 겁니다.

대학 총장의 과격한 표현이나 그것을 패러디한 사진이나 우리 청년들이 처한 현실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일까요? 웃기면서도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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