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일)은 제주 4·3사건이 발생한지 67주년 되는 날입니다. 지난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지만, 이념 논쟁에 휩싸이면서 올해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채 추념식이 치러졌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주민과 탈영병 등 60여 명이 학살당한 가릿동산.
이곳에 묻힌 유해가 빛을 보기까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발굴된 유해의 80%인 309구는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예산 배정 순위에서 밀리면서 예산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민의 무고한 희생이 인정돼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정해졌지만, 4·3을 둘러싼 이념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보수단체들은 진상조사위가 인정한 희생자 가운데 명백하게 공산당 활동을 주도한 사람들이 있다며 이들을 4·3 희생자 명단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유족들은 4·3의 본질을 훼손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합니다.
[헌영화/4.3유족회 서부지회장 : 최종적으로 중앙 정부에서 심의해서 확정판단을 내려서 (희생자로) 인정된 분들입니다. (재심사는) 대꾸할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의례로, 정부가 주최한 추념식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재심사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참여가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이완구/국무총리 : 4.3 추념식이 제주뿐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드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4·3을 계기로 화해하고 상생하자고 강조했지만, 이념 갈등이 그 길을 가로막는 현실을 추념식은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