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유학'이 폐교위기 임실 시골학교 살렸다


폐교위기까지 갔던 시골의 한 초등학교가 농촌유학의 본보기로 인정받아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전북 임실군은 신평면 대리초교와 대리마을 농촌유학센터가 오늘(3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부터 5천만 원의 농촌유학 활성화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대리초교는 2000년대부터 학생 수가 해마다 줄어 2008년 전교생이 17명에 불과했고 더구나 2009년에는 입학생이 한명도 없어 급기야 폐교위기를 맞았습니다.

이에 "폐교를 막자"며 교사와 마을 주민들은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만든 뒤 수도권에 사는 지인 등을 상대로 '유학생' 유치에 나섰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도시 학생들이 시골학교로 6개월 이상 전학, 시골생활을 두루 체험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들은 특히 입시경쟁에 내몰린 도시 학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교육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도시-농촌 간 교류 활성화에도 호소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대리초교의 학생 수는 3년 만인 2012년 74명, 2014년 89명으로 급격히 증가해 폐교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유학생'들은 학교 텃밭에 옥수수와 고구마를 심고 동물들을 기르며 수영과 록 연주도 배웁니다.

주민 몇명이 '엄마 품 온종일 돌봄' 강사진을 구성해 하교한 아이들의 숙제와 독서를 지도하고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쳐주며 동화도 읽어줍니다.

이런 노력 덕에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처음에는 집에 가고 싶다거나 부모가 보고 싶다며 울었지만 이제는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해 부모가 서운해할 정도라고 한 주민은 귀띔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데는 마을의 '유학센터'도 한몫했습니다.

도시에서 온 아이들 10여 명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고 취학 아동을 동반한 귀농·귀촌 가정도 10여 가구에 이릅니다.

이 유학센터는 마을 주민들이 땅을 내놓고 임실군이 건축비 2억 원을 지원, 2011년 건축됐습니다.

또 유학센터는 교육청과 함께 농·산촌 여건과 환경에 맞춰 다양한 대안교육 모델을 세우면서 유학생을 전담하는 마을교사들도 육성하고 있습니다.

임실군 관계자는 "도시 아이들의 정서를 함양하고 황폐화하는 시골학교와 농촌마을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농촌유학이 최적의 대안이자 희망 프로젝트"라며 "이제는 외국유학이 아닌 농촌유학을 선택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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