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이경 “경영인 부친의 후광?”…선입견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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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이경(27)은 밝았다. 최근 종영한 JTBC ‘하녀들’에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이경이 맡은 역할은 과거 급제에 실패한 허 씨 집안의 장남 허윤서. 허세 넘치지만 밉지 않았고, 단지(전소민 분)을 향한 사랑법은 때로 ‘풉’ 웃음을 터뜨리게 했지만 그 감정만큼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닿았다.

‘하녀들’에서 웃음을 담당했던 것처럼 이이경은 실생활에서도 밝고 통통 튀었다. 인터뷰 전날 먹은 오징어 숙회 때문에 노로 바이러스에 시달려 혈색은 좋지 못했지만, “더 질문해주세요. 안해주시면 섭섭할 거예요.”라며 너스레를 떠는 그에선 자연스럽게 허윤서의 모습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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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녀들’ 즐거운 현장…짧았던 5개월

“사극 촬영이 힘들지 않았나.”란 질문에 이이경은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 추운 겨울에 시작해 봄이 시작할 때쯤 ‘하녀들’ 촬영이 끝났지만, 이이경은 추위와 빡빡한 스케줄도 잊을 만큼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시원한 것보다 아쉬움이 더 큰 작품 같아요. 지금까지 한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힘들지 않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현장이 정말 재밌었거든요. 허윤서라는 배역이 저와 잘 맞아서 즐거웠어요.”

밝은 성격의 이이경은 허윤서와 많이 닮았다. 외모만 보면 어딘가 까칠함이 있는 ‘차도남’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저도 실제로는 굉장히 농담도 잘하고 잘 웃거든요. 허윤서는 허당이긴 하지만 매사에 긍정적이잖아요. 가끔은 그런 모습이 미워보일지언정 순수하니까 저와도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하녀들’에서 이이경이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상대역으로 나온 전소민과의 호흡이었다. 단지 역으로 출연한 전소민과 이이경은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으며, 자못 진지했던 ‘하녀들’에 유일하게 웃음을 담당한 존재였다. “누나가 먼저 ‘차 마시자’, ‘밥 먹자’라고 얘기해주시며 잘 끌어줬어요. 누나가 정말 배려심이 깊어서 더 좋은 호흡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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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녀들’ 첫 화 “이성과의 첫 베드신이었죠”

이이경은 ‘하녀들’ 첫 화에서 전소민과 베드신(?)을 선보였다. 사실 베드신이었지만 그 흔한 노출도 거의 없었다. 이이경과 전소민의 코믹한 대사가 시선을 끌었기 때문. 그래도 드라마에서 첫 베드신을 한 소감은 어땠을까.

“사실 촬영할 때는 ‘벌써 끝난 거예요?’라고 물을 정도로 굉장히 짧게 촬영했어요. 많이 긴장했는데 노출이나 표현이 없어서 편하게 촬영한 것 같아요. 데뷔작이었던 퀴어영화 ‘백야’에서 동성 간 베드신을 촬영해보고 이성 배우와는 처음 찍은 베드신이었는데요. 다른 점이 있냐고요? 엄청나게 다르죠. 동성 베드신을 찍을 땐 에너지 드링크 6캔을 원샷하고 찍을 만큼 긴장하고 찍었는 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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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다니엘 선배, 내가 여자였으면 고백했을 것”

이이경에게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누구냐’란 질문을 하자 그는 전혀 망설임의 기색 없이 “배우 최다니엘 선배”라고 말했다. “제가 여자였으면 아마 사귀자고 했을 걸요. 그리고 형님이 사귀어줄 때까지 엄청 매달렸을 거예요.(웃음) 최다니엘 선배님은 정말 최고예요.”라며 엄지손을 치켜세웠다.

이이경과 최다니엘은 드라마 ‘학교2013’으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절친하게 지내는 선후배 사이다. 이이경은 “형님은 제가 평생 따라다니고 싶을 정도로 인간미 최고예요. 대본이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작품을 분석하는 모습도 존경스럽고요.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도 정말 좋아요. 제가 지금 사는 곳이 다니엘 선배가 살던 집이기도 한데요. 제가 형편이 넉넉지 못할 때 선배가 먼저 ‘월세 내어줄 테니까 이곳에 살아봐라’고 얘기해주실 정도로 정말 고마운 분이에요.”

18세 때 홀로 서울에 올라와서 노량진 옥탑방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한 이이경에게 최다니엘은 먼저 따뜻하게 손을 잡아준 고마운 선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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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인 아버지의 후광? 성인된 후 경제적 원조 없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다. 잘 알려진대로, 그의 부친은 LG이노텍 이웅범 사장. 최근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웅범 대표는 근로소득이 연 10억원 대를 기록한 성공한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독립한 뒤 아버지의 원조는 없었나.”란 질문에 이이경은 “아버지의 교육철학대로 ‘나는 나, 아버지는 아버지’의 삶을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께서는 기본교육을 시켜주셨으니까 18살에 독립한 이후로는 교육철학대로 원조를 끊으셨어요. 그런 아버지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어요. ‘혼자 아프면 서럽다’는 말 있잖아요. 전 이제 서럽고 그런 것도 없어요. 아프면 그냥 아픈 거예요(웃음). 얼마 전에 팔을 다쳐서 급히 병원에 가게 됐는데, 알고 보니까 흔한 보험도 안 들어 있더라고요. 아버지께서는 ‘성인이 됐으면 네 보험은 네가 들어라’고 하셨어요.”

부친의 교육관이 확고하지만, 세간에는 여전히 이이경과 부친의 후광에 대한 선입견은 존재한다. “그런 시선도 성장하는 과정”이라며 이이경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녀들’로 새로운 가능성을 연 이이경은 앞으로 “믿음을 주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이이경은 차기작 tvN ‘초인시대’에 캐스팅 돼 촬영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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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 김현철 기자)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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