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우리'에 감금…비자연장 불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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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지정한 세계 자폐인의 날인 2일, 호주에서는 자폐 어린이의 수난 실태가 속속 드러났습니다.

호주 수도 캔버라의 한 공립학교에서는 최근 교실에 철사로 만든 우리를 들여놓고 그 공간 안에 10살짜리 자폐 소년을 가둬두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우리는 수영장 울타리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2m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10일 교실에 마련됐으며 신고가 들어가고 나서 지난달 27일 치워졌습니다.

소년의 행동을 제어하려는 조치라고는 하지만 학교당국은 아동 학대라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캔버라 교육당국은 "어떤 식으로든 부적절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교 교장과 교사를 바로 직위 해제한 뒤 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장애어린이 지원단체들에는 다른 학교에서도 같은 장애의 어린이를 고립된 공간에 묶어두는 등 학대로 볼 수 있는 일이 종종 있었다는 고발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호주언론은 전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호주 서부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서는 자폐 진단을 받은 필리핀 출신의 10살 어린이가 엄마와 함께 추방될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호주 이민부는 취업비자로 8년째 호주에 사는 마리아 세빌라와 그의 아들 티론의 비자 연장을 최근 거부했으며 티론이 시민권을 받으면 호주 납세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사유를 들었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티론은 지난 2008년 자폐 진단을 받았습니다.

세빌라는 이민재심재판소(MRT)에 호소했으나 같은 결과를 받아들었고, 28일 이내에 추방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퀸즐랜드 주정부 측은 "차갑고 비정한 조치"라며 연방 정부에 재고를 요청했고, 피터 더튼 연방 이민장관은 MRT에 결정 번복을 다시 요청할 수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는 세빌라는 "필리핀에서는 티론에게 호주와 같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없다"며 아들의 미래를 위해 호주에 남을 방법을 찾겠다고 방송에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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