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 얼굴…천문학적 부정축재와 버려진 노인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G-2(주요 2개국)로 발돋움한 중국에서 3조∼4조 원대에 이르는 거액의 부정 축재 규모와 야산에 방치됐다 사망한 노인에 대한 소식이 동시에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군 부패의 '몸통'으로 꼽히는 구쥔산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이 부정부패로 축적한 재산은 200여억 위안(약 3조 6천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한 검찰관에 의해 공개됐다고 중국 언론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군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구 전 부부장의 거액의 부정축재 규모에 대해 언론들이 추측 보도한 적은 있었지만 검찰관이 이를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어서 중국 인민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허베이 성 검찰원의 한 검찰관이 지난 1월 관내 총공회(노조)에서 강연을 통해 고위 간부들의 부정 축재 실태를 공개하면서 구 전 부부장의 부정 축재 규모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허베이 총공회는 직무범죄 예방 차원에서 마련한 이 강연의 내용을 즉각 홈페이지에 올렸고, 중국 매체 차이신왕이 이를 처음으로 기사화했습니다.

강연에 따르면 작년 1월 중국군 검찰과 무장경찰부대가 허난 성 푸양 시에 있는 구쥔산의 고향 집을 수색해 트럭 4대분의 재물을 압수했습니다.

압수된 물건 가운데는 순금으로 만든 마오쩌둥 조각상과 역시 금으로 만든 배와 대야 등이 포함됐고, 군에 납품되는 고급 마오타이 주가 트럭 두 분량에 달했습니다.

그의 고향 집 부근에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을 본뜬 호화 별장도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중국 매체들은 장쑤 성 쉬저우 지구 피저우 현의 한 야산에서 빈사 직전 상태로 방치됐다가 결국 사망한 한 노인에 대한 기사를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피저우 현지 당국은 야산에서 노숙하던 노인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곧 숨졌다면서 그는 유랑하다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것같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평론가들은 이번 사건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노인 복지 정책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냈다면서 중국 정부가 노인 복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국 사회학 전문가 궁샤오샤는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노인 방치 사건은 중국에 문명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중국이 경제 성장 일변도 정책을 펴면서 사회 평등과 복지를 소홀히 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거액의 부정 축재와 노인 방치 사망 사건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면서 고위 공직자의 부패를 성토하고 정부의 정책 부재를 질타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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