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지친 이라크인 '중동판 람보'로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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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티크리트 탈환작전을 개시하면서 이라크 현지 매체와 소셜네트워크(SNS)에선 용맹스러운 한 전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40대 남성의 이름은 아부 아즈라엘(41)로 알려졌습니다.

깨끗하게 민 머리와 턱수염, 검은 제복이 상징인 그는 시아파 민병대 소속으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야말로 람보에 버금가는 전쟁 영웅으로 이라크인의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몇몇 이라크 정치인은 그의 인기에 편승,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은 장면을 공개했을 정도입니다.

아부 아즈라엘을 추앙하는 네티즌들이 그의 활약상을 편집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와 SNS를 통해 유포하면서 그의 영웅담이 빠르게 퍼지는 상황입니다.

최근엔 그의 별명이 '가루'로 바뀌었는데 'IS를 가로 만들어 버린다'는 뜻에서 네티즌들이 부르는 호칭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그가 이라크 태권도 우승자였다거나 대학교수로 조용히 살던 그가 IS에 맞서 싸우라는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파트와(이슬람 율법해석)에 따라 분연히 전장에 투신했다는 것입니다.

아부 아즈라엘이 IS와 전투에 참가한 건 맞지만 그가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전과 IS 사태에 지친 이라크인들이 이런 영웅을 만들어서라도 심리적 위안처로 삼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가 인터넷에 영웅으로 등장한 시기가 IS가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던 지난해 6월부터였다는 점에서 대책없이 패하기만 하는 정부군에 좌절한 이라크인들이 자신을 구원할 희망을 그에게서 찾았다는 것입니다.

할림 알야시리 이라크 시사평론가는 "이라크인들은 지난해 6월 모술을 IS가 점령하면서 받은 상실감을 보상하려는 심리에서 아부 아즈라엘을 만들어 냈다"며 "아부 아즈라엘이라는 이름이 IS와 싸우는 병사의 가슴에 투지를 불러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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