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하이디스 공장폐쇄 첫날…적막감 속 농성 지속


경영난을 이유로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 하이디스가 정리해고와 공장폐쇄를 단행한 1일.

이날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공단 내 하이디스 건물 출입문 쪽 복도에는 "인원감축 웬말이냐", "E-ink(이잉크), 특허권만 빼가시면 안 돼요"라는 피켓 30여개가 길게 늘어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직원 300여명이 건물 안에 드나들었지만 지금은 3분의 1도 안 되는 100여명만이 쓸쓸히 남아있다.

이들 가운데 60여명은 정리해고된 직원들로 그나마 농성을 위해 건물에 남아 있다.

이에 반해 같은 건물에 입주한 다른 외부 업체들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는 전날 오후 사측과 교섭을 벌인 끝에 하이디스 건물 출입을 허가 받았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공장폐쇄와 정리해고를 철회할 때까지는 건물 안에서 무기한 밤샘 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직원이 회사의 공장폐쇄 결정 방침에 분노하고 있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건물에 남을 것"이라며 "앞으로 활동 계획은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하이디스는 경영난을 이유로 전체 직원 370여명 가운데 공장 유지에 필요한 인원 등을 제외한 310여명에 대해 지난 1월 정리해고를 통지했다.

사측은 "2010년 80%에 달했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에는 20%에 불과해 손실이 컸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폐쇄 전날(지난달 3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공지된 날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이날부터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된다.

하이디스 측이 밝힌 희망퇴직 신청 인원은 260여명이다.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한 하이디스는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하이닉스)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중국기업 비오이에 매각됐다.

이후 비오이가 기술자료를 유출한 사실이 검찰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2006년 부도 처리됐다가 이듬해 대만기업 이잉크에 인수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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