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꽃게 조업 본격 시작…어민들 '근심 가득'


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인천 연평어장에서 금어기가 끝나고 오늘(1일)부터 본격적인 꽃게 조업이 재개됐습니다.

그러나 올해 봄철 연평어장을 비롯한 인천지역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불법조업 중국어선 탓에 피해가 큰 어민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대연평도와 소연평도의 꽃게잡이 어선 20여 척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휴어기를 끝내고 새벽부터 올해 봄어기 꽃게 조업을 시작했습니다.

매년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이 잡히는 연평어장(764㎢)에서는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됩니다.

뭍으로 나갔다가 출어 준비를 위해 지난달 초부터 섬으로 속속 들어온 선원들은 3월 한 달 동안 그물 손질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길이 60m가량의 안강망(고기 떼가 조류에 의해 자루 안으로 밀려 들어가게 해 잡는 어구) 그물을 도로 가장자리에 펼쳐놓고 보수 작업을 하는 어민들도 섬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선착장 옆 공터에는 꽃게잡이용 통발 어구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풍어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기 위해 떡을 챙겨 새벽 연평도 당섬부두를 출발한 어민들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과 15㎞ 떨어진 연평어장으로 배를 몰았습니다.

짙은 안개와 흐린 날씨로 출어가 통제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출항 가능 통보'를 받았습니다.

올해 봄어기 꽃게잡이에 나설 어선은 대연평도 40척과 소연평도 12척 등 모두 52척입니다.

그러나 올해 봄철 연평어장을 포함한 인천해역의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0% 줄어들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나오자 어민들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과 어구 훼손 등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는 어민들에게 또 다른 근심거리가 생긴 것입니다.

연평도에서 12년째 꽃게 조업을 하는 박 모(48)씨는 "지난해에는 그나마 어획량이 조금 늘었지만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이 어구를 망가뜨려 놓아 적자를 봤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배를 팔아야 할지 고민해 봐야겠다"고 토로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의 유생 분포, 어획실태, 어선세력, 수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인천 해역의 꽃게 어획량이 1천600∼2천200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통 꽃게 어획량은 직전 연도에 태어난 어린 꽃게의 초기 자원량에 영향을 받습니다.

조사결과 지난해 인천해역의 초기 자원량은 3만2천 톤 안팎으로 전년에 비해 12% 감소했습니다.

꽃게 유생분포 밀도도 1천㎥당 568개체로 지난해 1천636개체의 35%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꽃게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역의 평균 수온는 지난해 6.2도보다 낮은 5.4도로 조사됐습니다.

따뜻한 해역에 오래 머무는 꽃게가 연안으로 늦게 이동하는 탓에 어획량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입니다.

서해수산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연평도 꽃게 어획량이 최근 들어 들쭉날쭉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평균 수온 등 자연적인 영향도 크지만 매년 일정한 어획량을 유지하려면 일시적인 과도한 어획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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