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탐구영역 비중 커지나…영어·수학 쉽게 출제될 듯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오늘(31일)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 및 2016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영어, 수학 등을 쉽게 출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는 올해 수능도 작년의 출제기조를 유지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풀 수 있는 문제를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학 B형과 영어에서 만점자가 많았던 작년처럼 올해도 탐구영역이 상대적으로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확정된 수능 개선안과 수능 시행계획의 특징은 난이도에 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능개선위는 지난 17일 시안에서 적절한 변별력의 확보와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 영역별로 과도한 만점자의 발생 방지 등을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난이도, 변별력 등의 용어를 자제했습니다.

이는 민감한 난이도에 대한 전망이 학교 현장과 수험생에게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올해 수능을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될 것으로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학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교육'에 대한 언급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큰 영어, 수학을 염두에 둔 표현입니다.

더구나 영어가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고 수학 과목도 포기 학생이 줄도록 교과의 난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금년도 수능에서 국어, 수학, 영어가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해 탐구영역은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당락을 좌우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수능에서 과학탐구는 만점자가 물리Ⅰ이 0.68%, 생명과학Ⅱ가 0.21%에 그치는 등 다른 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쉬운 수능 기조에도 불구하고 난이도 조절은 쉽지 않은 만큼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문제가 상당수 출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우선 영어에서 EBS 교재와 동일지문을 활용하는 문항 수가 7∼8개 줄어드는 것이 변수로 꼽힙니다.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은 생소한 지문을 접하고 체감 난도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지난해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변별력 논란이 있었던 만큼 영어, 수학 등에서 고난도 문제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는 "올해 수능은 평이하게 출제되겠지만 만점자를 줄이기 위해 영역별로 어려운 문제가 1∼2개 포함될 것"이라며 "상위권 학생은 변별력 있는 문제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올해 수능은 반복되는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및 점검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개선됩니다.

교육부는 교수와 교사로 구성된 출제위원에서 특정대학 출신을 2018학년도까지 평균 2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서울대 출신의 교수, 교사가 출제위원 중 22.4%를 차지했습니다.

출제위원에 특정대학 선·후배가 많으면 아무래도 문항 검토 과정에서 과감하게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왔습니다.

올해 출제위원 중 40.5%인 교사 비율도 영역별로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학교 현장을 잘 아는 교사를 수능 출제·검토진에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습니다.

교육부는 우수한 인력이 출제와 검토에 참여하도록 고교와 대학 간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도교육청이 출제·검토위원의 대체강사 인력풀을 제공하고 농어촌 학교의 대체강사에는 강사료 외에 추가수당을 지급하며 안식년 교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또 수능개선위의 제안에 따라 교수 출신 검토위원장을 임명하고 문항점검위원회를 신설하는 조치로 문항 오류에 대비한 검증이 과거보다 촘촘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이번 출제오류 방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출제위원에서 특정대학 출신을 줄이고 교사 비율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정부가 2004년에도 수능 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출제 오류가 반복된 만큼 이번 대책이 현실성 있는 개선안으로 정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수능의 폐쇄형 출제 방식 등 근본적인 틀을 깨지 않으면 현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교육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입제도를 개선할 것이 아니라 상설 민간협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앞으로 수능의 성격과 위상 등 중장기적 개선 사항을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능의 절대평가 확대, EBS 연계율 조정 등도 대입전형 개선과 맞물려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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