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딜레마…남편, 득 될까 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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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대선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선거운동에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는 본격적인 대선경쟁을 앞두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의 선거운동에서 다시 한 번 중요한 역할을 맡기를 갈망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들 부부에게는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었던 2008년 쓰라린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때때로 당황스럽고 예상치 못한 존재였습니다.

초점 잃은 발언으로 언론매체들이 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돌리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바마의 성공을 폄하함으로써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의 분노를 촉발시킨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번에는 부부 모두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범상치 않은 능력과 성급한 충동 두 가지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보좌진과 전문가들은 전했습니다.

다음 달 공식 출마선언이 예상되는 힐러리 전 장관 쪽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미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착수했습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번에는 남편 없이 자신이 직접 주요 선거유세를 책임지고 수행할 계획입니다.

선거운동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더 익숙하지만 자신이 하우스 파티와 만찬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가까이에서 만남으로써 어느 한 표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입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을 선거운동 계획에 밀접하게 참여시키면서 노련한 보좌관을 측근에 배치해 클린턴 전 장관의 핵심 메시지를 알리는 데 집중토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일선 정치현장과 연결시키는 능력을 비롯해 그의 타고난 정치적 재능을 십분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의 대권도전을 위협하는 인물로 공화당 유력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꼽습니다.

이들은 플로리다에서 정치적 기반이 견고한 데다 유창한 스페인어를 통해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접근하는 능력도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수석보좌관을 지낸 존 포데스타를 선거대책본부장으로 기용해 남편과 선거캠프의 소통 창구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이 공격을 받을 때 가장 격분하고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부인이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자선사업을 하는 클린턴 재단 일에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적지 않은 변수입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가오는 몇 달간 부인이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아프리카 출장을 비롯해 재단 관련 행사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가장 큰 우려는 그가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후보인 부인의 앞을 가릴 수 있는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입니다.

이달 실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여론은 56%로, 부인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보다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부인이 대통령에 당선돼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간 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위상 또한 논란거리입니다.

'퍼스트 젠틀맨'으로서 과연 어떤 역할을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2008년 선거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의 중서부지역 공동의장이자 1992년과 1996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이오와 주 책임자였던 제리 크로퍼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무얼 하든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기 때문에 그를 선거운동에 참여시키는 것보다 더 힘든 난관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크로퍼드는 "그러나 메신저와 전략가로서 누구를 앉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08년 선거를 통해 배우자가 출마할 때 객관적이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배웠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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