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회담서 '사드' 언급 안 해…내달 美 국방 방한 주목


서울에서 27일 열린 최윤희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 간의 회담에서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사드 배치 등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 합참 차원서 사드 거론 순서 아니라 판단한듯

이번 양국 합참의장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어떤 수준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일각에서는 미측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데 사드와 같은 무기체계가 필요하다는 수준에서 사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양국 합참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맞춤형 억제 전략'을 작전적 수준에서 발전시키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사드 필요성 정도는 언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양국 합참의장 간 단독회담이나 배석자 전체의 확대회담에서도 사드는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이 합참 관계자의 설명이다.

양국 합참이 회담에서 한반도 '빅이슈'로 부각한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정이 안 된 사안을 합참 차원에서 먼저 거론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사드 문제를 놓고 한미 국방·외교당국 간에 정책적인 논의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참 간에 이 문제를 먼저 꺼내는 것은 순서가 아니다"면서 "공식적으로 정책적인 논의가 시작된다면 합참 간에 작전적인 차원에서 협의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합참의장 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비켜갔지만 내달 둘째 주로 예상되는 에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 방한 때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사드 전개를 요청한 것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지난해 6월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 조찬 강연에서 "미측에서 (사드 배치를) 추진을 하는 부분이고 제가 또 개인적으로 (미국 군당국에) 사드의 전개에 대한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카터 장관이 이번 방한 때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필요성을 언급하고 국방 당국간 공식적인 협의를 요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 뎀프시, IAMD 언급…해석상 논란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번 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꺼내지 않았지만 '통합 대공·미사일방어체계(IAMD)' 등에 대해서는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 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군 수뇌부와 매우 중요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지휘·통제, 통합 대공·미사일방어체계(Integrated Air Missile Defense), 연습 및 훈련 등 다양한 한미동맹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이 언급한 IAMD는 대공 위협과 탄도미사일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는 지상 요격무기체계와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공중 요격체계를 통합해 동시에 운용하는 능력이 IAMD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복합비호 자주대공미사일, 신궁·천마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엇 미사일(PAC-2/3), 중거리·장거리 지대공미사일(M-SAM/L-SAM) 등의 요격체계를 동시 통합해 운용하는 체계가 IAMD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실전배치한 사드체계도 IAMD 범주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뎀프시 의장이 사드를 꼭 찝어서 거론하는 대신 사드까지 포함하는 IAMD라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뎀프시 의장이 회담 중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최 의장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이란 이름으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체계가 완성되면 우리 군의 탄도탄 작전통제소인 KTMO-CELL에서 통합 운용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PAC-3) 체계를 주축으로 하는 작전통제소인 TMO-CELL을 구축해놓고 있다. 미군의 TMO-CELL은 미 태평양군사령부와 주일미군사령부와도 연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올해 말까지 두 작전통제소를 C4I체계로 연결해 상호정보를 교환할 예정이다. 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상호운용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이 연결 시스템을 말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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