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의 논픽션] '어벤져스2', 한국 얼마나 나와야 만족할까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4월 23일, 전 세계 최초 그것도 무려 할리우드보다 8일이나 빠른 개봉이라고 호들갑이다. 하지만 이 호들갑엔 현실적인 설렘과 기대감이 포함돼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서울의 주요 지역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 대한 이야기다.

'어벤져스2' 제작진은 지난해 3월 말 한국을 내한해 서울 마포대교를 시작으로 상암, 강남 등지에서 약 보름간의 촬영을 진행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서울시의 협조 아래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1년여 전 서울시가 직접 나서 로케이션을 유치하고, 홍보 효과에 기자회견까지 열어 펌프질해댄 결과물이 이제 곧 공개된다. 개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은 최고조로 달해 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한국 분량이 어느 정도 돼야 국내 관객들이 만족할 것 같아요?"

최근 만난 '어벤져스2'의 관계자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국내 관객과 언론의 관심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지금과 같은 기대감이라면 700만 관객을 동원한 전편의 기세를 넘어 1,000만 돌파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다. 반대로 그 기대감이 실망이나 아쉬움으로 바뀔 우려도 적지 않을 터.

분량이 다는 아닐 것이다. 어차피 한국 서울은 영국 런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이탈리아의 아오스타 밸리 등 '어벤져스2'의 여러 로케이션지 중 한 곳일 뿐이다. 분량은 기대보다 짧을 수도, 예상보다 길 수도 있다. 결국 얼마나 길게 나오느냐보다는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하다.

과거 몇몇 할리우드 영화처럼 한국의 시대상을 1960~70년대 후진국으로 묘사 한다던가 한국 캐릭터를 눈에 힘만 잔뜩 주는 악역으로 그린다면 관객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괜한 노파심이라고 하기엔 영화 강대국이 된 중국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당한(?) 사례는 최근에도 많았다. 그런 점에서 영화에 출연한 한국 배우 수현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지난해 촬영차 서울을 방문한 조스 웨던 감독은 "우리는 이 영화를 사랑하고, 또한 서울을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두 가지를 한군데에 담아서 전 세계에 최초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개봉 한달 여를 앞두고 '어벤져스2' 측은 티저 예고편을 연이어 공개했다. 이 예고편에서 서울 촬영 컷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예고편에 비친 세빛섬과 강남대로, 상암동 일대는 생각보다 훨씬 현대적으로 그려져 관객의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어벤져스' 1편이 한국에서 미국, 중국 다음으로 높은 흥행 수익을 거둔 만큼 마블 측은 한국 프로모션에도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오는 4월 16일 조스 웨던 감독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가 2박 3일 일정으로 내한한다. 개봉 일주일 전 한국을 찾는 만큼 흥행을 위한 담금질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 무비의 올스타전으로 불리는 '어벤져스2'의 개봉에 한국 영화들은 몸을 움츠리고 있다. 기대작들은 4월 넷째 주 개봉을 피하는 분위기다.

2015년 들어 한국 영화가 긴 침체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벤져스2'의 개봉과 흥행은 여느 할리우드 영화와 다르게 다가오는 뉴스가 될 것이다. '한국', '서울'이라는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 때문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