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쿠데타로 정치적 실권을 쥔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남부 아덴을 무력으로 압박하면서 이곳에 피신했던 예멘 대통령이 국외로 탈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덴항 관계자와 예멘 관리들은 AP통신에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일행이 어제 삼엄한 경비 속에서 배 2척에 나눠 타고 아덴항을 통해 예멘을 빠져나갔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나 하디 대통령 일행의 행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AFP통신도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외교관들과 함께 헬리콥터를 이용해 국외로 탈출했다고 보도했으나 하디 대통령 측은 아덴의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며 이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하디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 달에 걸친 후티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예멘 제2도시 아덴으로 도피, 옛 남예멘 지역을 중심으로 반 후티 세력을 규합 중이었습니다.
그는 1월22일 대통령직을 사퇴했으나 아덴으로 피신한 뒤 이를 번복하면서 유엔과 걸프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후티를 불법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해 상황 반전을 노려왔습니다.
그러나 후티는 이달 22일 타이즈를 시작으로 알달리, 알모카 등 아덴 주변의 주요 도시를 장악했고, 어제엔 아덴에서 북쪽으로 불과 60㎞ 떨어진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손에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