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29일 싱가포르서 '조문외교' 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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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國葬)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 모이게 될 해외 정상급 지도자들과 이른바 '조문외교'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 조문은 지난 2000년 6월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 장례행사에 참석한 이래 15년 만이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9일 오후 리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한 뒤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하지만, 각국의 정상급 지도자들이 리 전 총리 장례식에 대거 참석해 조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대통령에게 조문외교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앞서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지도자가 리콴유 선생의 장례식과 관련한 추모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지도자란 통상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최고지도부 7명 중 1명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본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장례식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경우 '외교통'인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외교가 주변에서 제기된다.

아울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은 이미 장례식 참석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중일 3국 협력관계 복원을 강조했던 만큼 미국, 중국, 일본의 정상급 지도자와 자연스럽게 만나거나 혹여 약식면담 일정이라도 잡힐 경우 한중일 협력과 동북아 신뢰구축 외교의 메시지를 재차 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부치 전 일본 총리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모리 요시로 일본 당시 총리와 연쇄적으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일본을 방문해, 미일 정상으로부터 우리의 대북정책과 한미일 3국 공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상급 지도자의 참석 면면이 최종 확정돼야 박 대통령 일정도 잡힐 수 있다"며 "조문 외에 다른 일정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북한의 박봉주 내각 총리가 리 전 총리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리셴룽 현 총리에게 보낸 것과 관련해 북한 지도자급 인사의 장례식 참석을 점치는 시각도 있으나 정부는 북한의 조문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북한 조전 발송 외에 현재까지 조문 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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