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텐 비밀이야. 아빠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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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출근할 때면, 아빠가 시작한 병원놀이. 

자라면서 4살부터 해온 병원놀이가 성폭행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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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놀이

16살,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빠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아빠는 저를 찾아와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동생을 건드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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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물을 삼키며 중얼거렸습니다. 성인이 되면, 스무 살이 되면 모든 것이 끝날 거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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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되고 나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어렵게 엄마에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엄마는 하염없이 울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말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 엄마로써 같은 여자로서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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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옥 같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수년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더 긴 세월 동안 받은 상처는 쉬이 낫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분들이 생각나더군요. 그런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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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나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도 매일 나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난 건 아닐까 고민했고 여전히 고민 중이에요. 그래도 우리 자책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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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미워하지 마세요. 학대하지 마세요”

같은 나이의 아이들은 밖을 향해 갈 때, 제 마음 하나 돌보는 것도 벅찬 제가 때때로 미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뒷걸음질치고 스스로를 학대하지 마세요. 저는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긴 이후로 제 무거운 삶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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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꿈은 말이죠"

언젠가 나와 같은 아픔을 지닌 분들께 제가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는지 말씀해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삶의 무게 앞에 당당한 제 자신을 보여드리는 게 제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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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내용은 14년간 친부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이 생전에 남긴 편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녀는 편지 말미에 당당해지겠다 적었지만 끝내 그 말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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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6일, 자살시도를 하던 그녀의 동생이 경찰에 의해 구조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그녀의 친아버지는 두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녀의 동생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 없는 편안한 곳으로 먼저 떠난 언니가 정말 부럽다"

면서

"매일 눈 뜨는 것조차 고통스러워 어서 언니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뿐"

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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