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업 맞손잡은 삼성과 MS의 속내는

모든 삼성폰에 MS 앱 내장…이재용-나델라 CEO 회동 '기폭제'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잠시 서로 손을 잡았지만 꿍꿍이는 다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바일 사업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IT 기업의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말한다. 사자성어로 치면 오월동주, 동상이몽 전술이라는 것.

삼성전자와 MS는 내달 출시되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기종부터 삼성의 모든 스마트폰에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원노트·원드라이브)와 인터넷 음성·영화 서비스 스카이프(Skype)를 탑재하기로 했다. 태블릿 제품에는 아예 워드(Word), 엑셀(Excel), 파워포인트(PowerPoint) 등 MS의 대표적인 오피스 프로그램도 깔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최강자인 삼성과 MS의 모바일 분야 협력은 일찌감치 예상됐었다.

이인종 삼성전사 무선사업부 B2B 개발팀장은 지난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S와 빅딜을 했다. MS의 여러 생산 앱이 S6에 탑재된다"고 밝히면서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며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두 공룡 회사가 손잡게 된 기폭제는 지난해 9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이었다. 당시 나델라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한국을 택해 입국하자마자 이 부회장과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등 유독 삼성을 챙기는 행보를 보였다. 두 사람은 당시 모바일 및 B2B 사업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2월 MS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삼성과의 특허 관련 분쟁이 종료됐다고 밝히면서 물밑으로 진행되던 두 기업의 '신(新) 밀월 관계'는 가시화됐다.

삼성은 2008년 MS와 손잡고 윈도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옴니아)를 내놓았으나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운영체제 파트너를 바꾸면서 한동안 MS와 사이가 멀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다시 MS와 손을 잡은 것을 두고 탈(脫) 구글 전략에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본다. 구글의 라이벌인 MS와 사업 제휴를 넓히면서 서서히 구글의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삼성의 복심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25일 "삼성의 MS와의 협력은 최대한 구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일궈낸 최적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MS가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 스마트폰 제조 시장에도 뛰어든 만큼 삼성은 겉으로는 협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이면에서는 메이저 스마트폰 제조사로 떠오르는 MS를 견제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MS는 스마트폰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작년 시장점유율 24%를 차지, 1위 삼성을 2% 포인트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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