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를 상대로 스포츠 도박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으려 한 전직 프로 선수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갈미수 혐의로 전직 프로농구 선수 29살 변모씨를 구속하고, 사기 등 혐의로 전직 프로배구 선수 32살 염모와 30살 최모씨를 구속했습니다.
또 협박 혐의로 33살 김모씨와 전직 대학배구 선수 30살 강모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국가대표 출신 프로 농구선수 30살 A씨에게 16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 사실을 알고 있으니 2천만 원을 달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작년부터 용인시청에서 공익근무 중인 변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독거노인 등에게 공무원을 사칭해 접근한 뒤 기초생활수급비 7백만여 원을 편취한 혐의로 올해 1월 입건된 바 있습니다.
염씨와 최씨는 지난 2012년 승부조작 사건으로 각각 실형과 징역형을 선고받고 프로 배구계에서 영구제명되자, 대학배구 선수였던 강씨와 지인 김씨에게 접근해 "승부조작 사건을 벌이려는데 자금이 필요한데 현직 배구선수 27살 C씨도 함께 이 일을 하고 있다"며 2천5백만 원씩 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어 염씨는 현직 배구선수 30살 B씨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난 승부조작해서 2년 살다왔는데 너도 들어가야지"라고 하는 등 상습적으로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배구 승부조작 사건 당시 B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염씨와 최씨에게 속아 5천만 원을 날린 강씨와 김씨는 현직 프로 배구선수 C씨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일부 프로 선수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가 오고 있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현직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 피해가 더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물을 중심으로 승부 조작 시도나 스포츠도박이 있었는지 수사한 결과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