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2분 만에 전소? 방염처리 텐트는 1.5배 비싸"

* 대담 :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동영상 표시하기

▷ 한수진/사회자: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사건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새벽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모두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5명 가운데 3명은 어린아이들이었죠.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커진 걸까요? 방재안전 전문가인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 연결해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네, 공하성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안타까운 사고가 또 벌어졌는데요. 교수님께서는 화재 원인이 뭔지 좀 추정이 되십니까?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소방 당국과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필요성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전기 배선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전기 누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전기 누전, 전기 합선. 냉장고 뒤쪽에서 먼저 처음 불이 번졌기 때문에 전기를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글램핑이라고 해서 그 안에 가전제품들이 텐트 안에 다 들어있는 거예요. 여러 가지 전기선들이 많이 있었다고 하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냉장고, TV, 그 다음에 바닥 쪽에는 찜질방 역할을 하는 전기 패널까지 시설돼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 편의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불이 너무 순식간에 번진 게 아닌가 싶어요? CCTV를 보니까요. 텐트 안에서 불꽃이 번쩍한 이후에 한 2-3분 만에 텐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던데. 왜 이렇게 빨리 번졌을까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이번 인디언 텐트는 텐트의 재질이 면입니다. 가염물입니다. 가염물은 화재 확산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화재가 발생한 후에 2-3분 이내에 텐트가 완전히 전소될 정도로 화재가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건축물도 화재가 나면 한 5~6분 정도 되면 전체가 전소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2-3분 내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텐트 소재가 좀 달랐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죠. 혹시나 방염 처리가 된 천을 사용했더라면 화재를 어느 정도는 지연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대피할 시간을 그만큼 벌 수가 있어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방염처리된 텐트들이 있다는 거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텐트들이 있는데 지금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근데 방염처리를 하면 일반 텐트보다는 가격이 한 1.5배 이상은 비싸기 때문에 그 비용을 절감하려고 방염 처리된 텐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희생자들 보니까 대피하려는 흔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불이 난 걸 인식을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야간에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텐트 내외부가 모두 가염물로 되어 있는 상태에서 전기 배선까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텐트를 전소시킬 수가 있어서 대피할 틈이 아마도 없지 않았을까,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강화도 글램핑장 화

▷ 한수진/사회자:

지금 화재 발생 시간이 새벽 2시 9분쯤이라고 하잖아요. 한참 잠들었을 때, 깊은 잠에 빠졌을 때로 추정해볼 수 있는 거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맞습니다. 잠을 자고 있을 때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처럼 화재를 빨리 감지하지 못해서 이처럼 피해가 큰 것으로 보여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텐트 출입구가 하나던데요. 만약에 불이 난 걸 알았다고 하더라도 입구 쪽에 불이 붙어 있었으면 탈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맞습니다. 대피의 기본은 두 방향 이상의 피난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것을 건축물에서는 현재 소방법에서 적용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텐트 같은 경우에는 두 방향 이상 피난로를 확보하는 그런 규정들이 없습니다. 출입구가 만약에 두 곳 이상 있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구조에도 앞으로 신경을 써야 될 것 같은데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현재로는 출입구가 하나만 있기 때문에 이번처럼 잠을 자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가스가 발생되고 열기가 올라오고 있으면 출입구를 다방면으로 만들어서 대피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화기 문제도 또 지적됐던데, 작동이 안됐다고 하잖아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이번 캠핑장 같은 경우에 소방당국의 조사에 의하면 텐트 내부에도 소화기가 비치돼있었고 텐트 바깥쪽에도 비치돼 있었는데, 특별히 텐트 바깥쪽에 비치돼있는 소화기는 겨울의 한파라든가 여름의 뜨거운 열기 이런 것에 의해서 내구연한이 급감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내구연한을 소화기는 8년~10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요. 이렇게 실외에 설치돼서 바다도 가까워서 염분 또한 영향을 준다고 하면, 내구연한은 아주 급속도로 감소되기 때문에 수시로 점검을 해서 이상 있는 소화기는 교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텐트 내부에 이제 소화기가 있었는데 사용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텐트 내부에 소화기가 설치돼 있다고 하면 눈에 잘 띄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입실했을 때 소화기 사용요령이라든지 이런 것도 다시 한 번 주지시킬 필요가 있는 거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이용자들이 캠핑장에 입주하기 전에 관리를 하는 관리인이 기본적으로 안전교육을 시킨 후에 입주시키는 것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이런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바깥에 있는 소화기가 작동이 안 됐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그런 걸 좀 제대로 점검하라고, 당국의 안전 관리도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건축물에는 소방법이 상당히 규제를 잘 하고 있는데요. 이런 텐트 같은 경우는 건축물로 보지를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소방법의 규제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캠핑장 같은 경우는 지금 화재 대비 안전관리 대상이 아니다, 이런 말씀이세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조례라든가 다른 법령에 의해서 기본적으로 그냥 소화기만 설치해 놓으면 별 지장이 없는 이런 상황에 처해 있고요. 기본적으로 등록을 하게 되어 있지만 무등록 업체가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안전관리에서 완전히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글램핑장, 캠핑장 같은 야영장은 등록유예기간이 오는 5월 31일까지였다, 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등록을 하지 않아도 제재는 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맞습니다. 등록을 하도록 작년에 의무화를 시켜놓았는데, 등록을 하지 않아도 법 제재상 어떤 벌칙사항은 현재로선 존재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무등록을 하더라도 현재는 특별하게 문제가 없는 상항으로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사고 난 캠핑장도 등록이 되지 않은, 허가받지 않은 곳이었다고 하고요. 근데 교수님, 어떻습니까? 전국에 이런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캠핑장, 얼마나 된다고 보세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2014년 조사 결과를 보니까요, 전국에 캠핑장 한 2000여 곳 정도 됩니다. 이 중에서 약 1800여 곳이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약 90% 이상이 무등록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상당히 위험한 캠핑장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원뿔 모양 인디언 텐트에다가 모든 걸 다 빌려주고 가전도구도 다 갖추고, 이런 글램핑 방식의 캠핑이 인기라고 하는데, 특별히 좀 관리가 필요하겠어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단 전국의 캠핑장을 체계적으로 다시 한 번 안전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 당국에서 이런 안전점검을 하면 항상 실적에만 치우쳐서 그런지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대충 해서 전국 캠핑장 안전점검 모두 끝냈다, 이렇게 발표를 하곤 하는데요. 이제는 좀 그런 일들이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점검을 제대로 실시해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바로 개선할 수 있는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고요. 기본적으로 이용자 입장에서도 소화기가 텐트에 비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사용방법이 좀 복잡하기 때문에 요즘에는 ‘에어로졸식 간이소화용구’라고 해서, 일명 ‘가정용 소화기’라는 조그만한 소화기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정용 소화기가 있어요? 조그마한 게?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이건 스프레이식으로, 그냥 원터치식으로 누르기만 하면 즉시 소화가 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소화에 나설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것도 휴대하고 캠핑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고요. 좀 더 안전의식이 높다고 하면, 유독가스가 발생되는 것을 미리 감지해서 경고해주는 그런 장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유독가스 경보장치가 있다고요?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그 명칭을 ‘단독 경보형 감지기’라고 합니다. 단독 경보형 감지기를 가져가서 텐트 안쪽에, 천장 쪽에 달아놓으면 유독가스가 발생이 되면 내가 잠을 자고 있더라도 경보를 해주기 때문에, 잠을 깨워줘서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장치들도 휴대를 하고 다닌다면 안전하게 캠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번에 날이 풀리면서 가족들과 함께 야외 나들이 계획 세운 분들 많으실 텐데, 많이들 놀라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걱정들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소화

기나 단독 경보음 감지기, 이런 걸 좀 갖추는 게 당분간은 좀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거죠?

▶ 공하성 교수/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그렇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시면 누구나 쉽게 구입이 가능하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서 이런 안전조치도 필요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설명 잘 들었습니다. 강화도 캠핑장 화재사건과 관련해서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 강화도로 캠핑 떠났던 두 가족…화재로 '참변'

▶ 20초 만에 불길 '활활'…"소화기 작동 안했다"

▶ '화려하고 편리한' 글램핑장? 화재엔 무방비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