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여중생에 성관계 강요했는데 무죄?…2심 "유죄"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온라인에서 만난 13세 여자 중학생을 협박해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 대한 1심의 무죄 판결이 결국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지난해 2월 조 모(26)씨는 '조건 만남'이 주로 이뤄지는 채팅 앱에 접속했다가 A(당시 13세)양을 알게 됐습니다.

조 씨는 카카오톡으로 옮겨가 A양과 '협상'한 끝에 유사성행위 3시간에 32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신체 일부를 사진 찍어 보내라고 요구해 A양의 사진을 전송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조 씨의 협박이 시작됐습니다.

조 씨는 A양의 카카오스토리에 접속해 이 사이트에 연결된 A양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조 씨는 A양에게 자신이 사는 서울 노원구에 와서 실제 성관계를 할 것을 요구했고, A양은 집에서 너무 멀어서 갈 수 없다고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조 씨는 "친구들도 이거(성매매) 하는 것 알아요?", "알려지면 X 되는 거죠?"라며 A양을 협박했습니다.

A양은 "친구들에게 알려지면 죽을 수도 있다"며 애원하다가 며칠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조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상 강요행위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1심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아청법의 '강요행위'가 아동·청소년에게 제3자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강요하고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규정한 것이어서 강요행위를 한 사람이 직접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한 경우에는 이 법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동·청소년에게 자신의 성매매 대상이 되도록 강요한 경우에는 아청법상 강간죄나 강제추행죄 등을 적용해야 한다는 해석이었습니다.

이에 검찰은 항소하면서 공소장을 변경해 아청법상 '강간'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허부열 부장판사)는 조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강간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매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음에도 피고인이 피해자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확보하고 친구들에게 알릴 것처럼 협박하면서 성행위를 요구한 것을 보면 강간의 범죄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13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상대로 협박해 강간하려고 한 범행 수법과 경위를 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