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에 충주호 수위 '뚝'…주민들 생계 걱정


지난해 마른 장마에 이어 올 봄 가뭄으로 충북 충주호의 수위가 크게 낮아져 이 지역 주민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에 따르면 현재 충주호(제천지역 명칭은 청풍호)의 수위는 만수위인 141m에 23m나 모자란 118m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1985년 충주댐 건설 이후 역대 세 번째 최저 수위입니다.

역대 최저 수위인 1997년 113m와도 불과 5m 차이에 그치고 있습니다.

극심한 봄 가뭄의 원인은 지난해 내린 눈·비의 양이 평년의 66%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현재 충주댐 유입량은 방류량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게 충주권관리단의 설명입니다.

이런 탓에 충주호 상류 지역으로, 옛 단양의 중심지였던 단성면 일대는 30년 전 수몰됐던 터까지 모습을 훤히 드러냈습니다.

단성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소재지 앞 호수가 실개천처럼 변한 모습은 처음 본다"며 "현재 심한 곳은 호수를 걸어서 지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충주호를 통해 생계를 이어온 주민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내수면 어업인들은 낮은 수위에 배조차 띄우기 어려워 사실상 '휴업' 상태입니다.

한 어업인은 "단양의 어업 종사자 18명 중 현재 작업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어렵게 나가더라도 그물이 바닥에 걸려 다 망가지는데 어찌하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충주호를 운항하는 관광선 업체도 영업 중단 우려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현재 충주호에는 충주나루터의 충주호관광선㈜, 제천 청풍나루터의 청풍관광산업㈜, 단양 장회나루터의 충주호유람선㈜ 등 3개 업체가 각각 관광선을 운영 중입니다.

이들의 중형 선박과 쾌속선 등은 충주호의 수위가 최소 116m 이상이어야 운항할 수 있습니다.

현재보다 수위가 더 낮아진다면 관광선을 더는 띄우기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관광선 업체가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 인근 식당이나 상점가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충주호 관광선은 충주·제천·단양 지역 행락객이 즐겨 찾는 유명 관광코스로 영업을 중단하면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범정부 차원에서의 적절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충주댐 방류량을 줄여 수위가 더 이상 낮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수공의 실시간 댐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충주댐의 최저 수위는 120.2m인 가운데 총방류량 1만164㎥/sec였습니다.

반면 최저 수위가 127.4m였던 전년 같은 기간 총방류량은 9천838㎥/sec로 오히려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충주댐의 방류량을 결정하는 한강홍수통제소의 한 관계자는 "충주댐은 같은 한강수계인 소양댐과 연계 운영되기 때문에 현재 수위와 별개로 상대 댐의 상황에 따라 방류량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의 방류량은 한강 일대 용수 수요를 고려한 최소치"라며 "다만 전국적인 가뭄으로 여러 피해가 예상돼 정부 차원에서 전반적인 용수 공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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