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계 '탈' 안드로이드 현상은 구글의 고집 탓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보다 후발 주자로 시작했지만 불과 수년만에 아이폰을 제치고 세계 최다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무려 81.2%나 됐습니다.

스마트폰 10대가 팔리면 그중에서 8대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셈입니다.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을 제친 것은 플랫폼을 개방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애플이 OS는 물론이고 앱(애플리케이션) 장터까지 개방하지 않고 특유의 폐쇄성을 유지한 것과 달리,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오픈 소스로 개방해 운영했기 때문에 널리 퍼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지배력을 착용형(웨어러블) 기기까지 이어가려는 구글의 시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지 못합니다.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의 탈 안드로이드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일찍부터 스마트 손목시계에 타이젠 OS를 탑재했던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LG전자도 자체 개발 OS를 탑재한 'LG워치 어베인 LTE'를 MWC에서 소개했습니다.

자체 OS에서 구글의 착용형 기기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로 돌아섰던 소니도 자체 OS 제품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는 착용형 기기 제조사들의 이런 움직임의 원인으로 구글의 폐쇄적인 안드로이드 웨어 정책을 꼽고 있습니다.

구글이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를 배포할 때와 달리 안드로이드 웨어를 내놓으면서는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폰아레나·트러스티드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양 용(Yang Yong) 화웨이 부사장은 "안드로이드 웨어는 안드로이드처럼 열려 있지 않다"면서 "스마트워치에서는 표준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한 국내 업체 관계자도 "안드로이드 웨어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 있어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자 하는 업체가 많다"며 안드로이드 웨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구글의 완고한 성격(Stubborn Nature)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죽이고(killing) 있다"는 표현으로 구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포브스는 구글이 '구글 나우'처럼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폐쇄적 정책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구글로서는 안드로이드 웨어에서 스마트폰 때처럼 개방적일 수 없는 처지다.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물론이고 앱스토어에서까지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것과 달리, 구글은 안드로이드에서 그만큼 효율적인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악성앱이나 문자결제사기(스미싱, smishing)와 같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가진 보안 문제를 방지하는 데도 폐쇄적 운영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착용형 기기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안드로이드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다양한 OS가 경쟁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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