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남편 토막 살해 후 6년간 옷장에 보관한 엽기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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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17일,  ‘버로우스 살해 사건’에 대한 재판이 미국 뉴저지 주에서 열렸습니다. 남편을 살해하고 토막 낸 뒤 여러 비닐 봉지에 나눠 담아 6년 동안이나 옷장 속에 보관해 온 부인에 대해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부인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변호인의 거듭된 항변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단은 검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2013년, 남편 ‘대니얼 버로우스’의 살해혐의로 부인인 ‘로레타 도일 버로우스’가 체포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된 이 엽기적인 사건은 2년에 가까운 재판 과정을 통해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사실들이 새로 공개됐습니다. 우선 사건의 전말부터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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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5일, 뉴저지 주 해밀턴 타운십에 사는 당시 55세의 로레타 도일 버로우스는 경찰에 전화해 남편인 대니얼 버로우스가 실종됐다고 신고했습니다. 딸과 함께 이틀 동안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편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 실종 사건이 될 뻔한 이 사건은 6년 뒤인 2013년 5월, 버로우스의 가족 가운데 한 명이 경찰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정보 제공자가 누군지, 그리고 그 정보가 뭔지는 검찰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수색 영장을 들고 로레타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집안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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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룸 (손님 방)의 옷장 안을 뒤지던 경찰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쓰레기 봉지 9개 안에 훼손된 시신과 유골이 나눠져 담겨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시신이 부패하면서 냄새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봉지마다 냄새를 막는 각종 약품도 함께 담겨져 있었습니다. DNA 검사결과, 실종됐다고 신고된 대니얼 버로우스의 시신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인인 로레타가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로레타의 변호사는 남편의 시신이 집에서 발견됐다고 해서 그것이 로레타의 소행이라고 단정지을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시신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이 2007년 8월 3일인데, 로레타는 3일부터 5일까지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났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사는 로레타가 딸과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보다 4시간이나 늦게 온 것은 시신을 훼손한 뒤 봉지에 담기 위한 것이었다고 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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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남편인 대니얼이 8월 3일에 죽었다는데 그로부터 이틀 뒤인 8월 5일에 남편이 동생과 25분이나 통화한 기록이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 측은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았는데 만일 변호사 주장이 사실이라면 부인인 로레타가 살인과는 무관하다는 뚜렷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배심원단은 왜 로레타가 유죄라고 판단했을까요?

무엇보다도, 로레타는 2007년 이후 두 차례나 이사했습니다. 이사를 두 차례나 하는데 옷장 안에 훼손된 시신이 든 9개의 봉지를 몰랐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게 검사 측 주장입니다. 결국 배심원들은 로레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는 변호인 주장보다 두 번이나 이사하면서 남편의 시신이 옷장 안에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검사 측 설명을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로레타는 2007년, 남편이 실종됐다고 신고한 뒤 변호사의 힘을 빌어 남편의 명의로 돼 있던 집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역시 변호사의 도움으로 실종된 남편과의 이혼 절차를 끝냈습니다. 다만, 남편 명의로 돼 있는 유가증권과 저축 등 7만7천달러 (8천 만원)는 남편이 숨진 게 아니라 실종 상태기 때문에 인수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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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최후 변론에서 배심원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레타 버로우스는 남편에게는 외면 받고 주변 이웃들로부터는 사랑 받아온 선량한 중년 여성입니다. 여러분은 명백한 증거도 없이 그저 정황만 가지고 게임을 해서는 안됩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 게임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여러분은 선량한 한 여성의 인생을 망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맞서 검사는 배심원단에게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로레타 버로우스는 변호사들의 힘을 빌어 남편의 재산을 팔아 치우는 등 갖은 이득을 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변호사는 여전히 한번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야말로 피고가 더 이상 변호사의 힘을 빌어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왜 남편의 시신을 집 안에 뒀던 것일까요? 시신을 다른 곳에 유기하기 보다는 자기 바로 곁에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녀 자신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니 이 궁금증도 풀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하튼 배심원단의 평결대로라면, 올해 61살인 로레타는 35년 형을 선고 받게 돼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지내야 합니다. 최종 판결은 다음달 22일, 오전 9시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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