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함마르셸드 前 사무총장 추락사 또 재조사


유엔이 제2대 유엔 사무총장인 다그 함마르셸드가 1961년 아프리카에서 의문의 항공기 추락사고로 숨진 사건을 다시 재조사하기로 했다.

유엔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함마르셸드 전 사무총장의 사망 사건을 조사할 독립 전문가 패널을 꾸리고 이달 30일부터 석 달간 사고 관련 정보의 증거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전문가 패널은 탄자니아 출신 법학자 무함마드 찬데 오스먼이 이끌며 호주 항공 전문가 케린 매콜리, 덴마크 탄도학 전문가 헨리크 라르센이 참여한다.

이번 재조사는 유엔이 지난 2012년 구성한 '함마르셸드 위원회'와 193개 회원국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결정됐다.

함마르셸드 위원회는 2013년 보고서를 내고 항공기가 격추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회원국들도 지난해 12월 패널 구성을 공식 요청했다.

전문가 패널은 함마르셸드 위원회 보고서에 수록된 증언을 비롯해 각국과 소식통 등이 제시한 관련 기록들을 모두 검토할 예정이다.

함마르셸드는 1961년 콩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잠비아 지역인 로디지아 북부를 방문하던 중 타고 있던 항공기가 추락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잔해를 찾는데 무려 15시간이 걸려 지금까지 다양한 관측과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된 것 중 하나는 항공기 추락에 미국이 연관돼 있다는 증언이다.

키프로스 통신정보기지에서 일했던 찰스 사우설(80) 전 해군 조종사는 사고 당일 밤 청음초소에서 항공기 격추 내용을 담은 녹취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항공기 엔진 소리를 배경으로 누군가 "수송기가 낮게 날아오는 것이 보인다. 트랜스에어 DC-6 항공기다"라고 말했으며 이어 포탄이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내가 타격했다. 불길이 일고 추락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사우설의 이 증언은 2013년 유엔 보고서에도 실렸다.

같은 시기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파견 근무 중이던 폴 헨리 에이브럼(73)도 유사한 증언을 했다.

에이브럼은 당시 그리스에서 근무하면서 "미국이 유엔 항공기를 격추했다"는 다급한 녹취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벨기에 조종사가 사고로 유엔 항공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디지아 민간 항공국은 항공기가 당시 너무 낮게 하강했다며 조종사 과실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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