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거리 '청소 파업' 일회성 쇼 안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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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쓰레기 무단 투기로 몸살을 앓는 부산 서면거리에 대한 시민과 상인들의 경각심을 높인다는 취지로 관할 자치구가 벌인 3일간의 '청소 파업'이 일회성 전시행정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만에 거리 청소를 재개한 17일 오전 부산시 부산진구 서면1번가, 서면복개로 일대의 쓰레기는 '청소 파업' 이틀째인 지난 15일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시민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전단 살포나 쓰레기 투기가 줄었고 인근 상인들이 가게 앞이나 거리에 나뒹구는 각종 쓰레기를 보다 못해 스스로 치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진구는 청소 파업 후 수거한 쓰레기양이 약 3t으로, 서면 일대에 매일 무단투기되거나 배출되는 쓰레기양의 60∼70%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번 '청소 파업'은 대대적인 언론보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만큼 당분간 전단이나 생활쓰레기 등의 무단 투기가 줄어들 것으로 구는 예상하고 있다.

이번 청소 파업을 두고 시민을 무시하는 '오기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적절한 충격요법'이었다는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일단 쓰레기양이 줄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부산진구는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이번 청소파업이 1회성 전시행정에 그치고 쓰레기 무단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여전한 상태다.

먼저 부산 최대의 중심가이자 유흥가인 서면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로 외지인인 만큼 시민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 쓰레기를 제대로 버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현재 서면에 설치된 쓰레기통은 특화거리에 있는 2개뿐이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적절한 수의 쓰레기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담배꽁초나 전단,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뒤따라야 한다.

부산진구의 현재 기초질서단속원은 2명에 불과하다.

단속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또 보통 유흥업소 등의 전단이 무차별 살포되는 시간이 늦은 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속시간 역시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통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에 적발되더라도 시치미를 떼는 경우도 많아 시비나 다툼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폐쇄회로 TV 확충이나 카메라 채증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또 서면거리를 어지럽히는 주요 원인의 하나인 전단배포에 대한 허술한 법적 규제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산진구의 옥외광고물 관리 조례를 보면 전단의 경우 1천장에 5천원만 내면 배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렇게 합법적으로 배포된 전단은 다시 시민의 손을 거쳐 거리에 버려지더라도 전단 배포업소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재흥 부산진구 청소행정과장은 "이번 청소 파업의 결과를 분석해 상가나 업소의 쓰레기의 요일별 배출을 더욱 강화하고 기초질서단속원 3명을 추가로 뽑고 청소인력도 늘릴 계획"이라며 "쓰레기통 추가 설치와 전단신고 수수료의 현실화, 심야 단속 등을 검토해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면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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