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개발공사 프리미엄 먹는샘물 한라수 생산 중단키로


제주도개발공사의 프리미엄급 먹는 샘물인 '한라수'가 판매실적 부진으로 출시 2년 만에 생산이 전면 중단됩니다.

미국 브루클린맥주와 합작해 제주산 보리와 제주 화산 암반 지하수로 에일 타입의 맥주를 생산하는 사업도 불공정한 협약 체결 문제로 법적 분쟁이 예고돼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김영철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은 오늘(16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외 수출용으로 개발한 한라수는 사실상 실패한 사업으로 이달 안에 절차를 밟아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 환경과 내부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검토 없이 추진된 결과 판매실적이 거의 없고 오히려 생산라인 체계에 혼란을 가져와 삼다수 공급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발공사는 제주의 먹는 샘물을 에비앙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2013년 3월 페트병 3종( 330㎖, 500㎖, 1.5ℓ), 유리병 2종(375㎖, 750㎖) 등 모두 5종의 한라수를 출시해 국내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를 상대로 판매해 왔습니다.

한라수 병 모양은 완만한 사다리꼴로, '한라水'의 '水'자는 한국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일본의 오기노 탄센츠, 중국의 칸타이쿵 씨 등 3국의 대표 캘리그래퍼의 글씨로 디자인했습니다.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201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레드닷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삼다수와 같은 원수인 데다 실용성 없는 디자인 탓에 출시 후 2년간 판매실적이 82톤에 불과해 사실상 시장진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존 삼다수 생산라인과 작업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채 25억 원을 들여 한라수 생산설비를 도입, 삼다수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습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를 생산하는 브루클린 맥주와 합작해 제주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사업도 암초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개발공사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브루클린 맥주와 불공정한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 사장은 "전임 경영진이 도의회의 부대의견이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사 이사회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약을 체결했다"며 "협약 내용에 불공정·독소조항이 삽입되는 등 협약의 당위성과 절차적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사장은 "브루클린사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 MBH가 올해 1월부터 4차례에 걸쳐 법인 설립 완료를 요구하는 최고서를 보내왔다"며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돼 앞으로 소송 등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해 4월 브루클린사와 설립자본금 40억 원 규모의 합작회사인 제주맥주주식회사(Jeju Brewing Company, Limited)를 설립하기로 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했는데 출자지분은 브루클린사 51%, 개발공사 36.5%, 도민주 공모 12.5%입니다.

그러나 당시 제주도의회는 이 사업에 대해 매출 및 손익분석 신빙성 결여, 사업 타당성 문제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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