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소녀의 사라진 7년… 잿빛으로 돌아온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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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의 골반염, 폐결핵, 그리고 폐에 흉수가 찬 소녀가 있습니다. 멍과 상처로 가득한 새까만 몸은 70세라고 해도 믿을만 합니다. 그런데 이 몸의 주인은 열아홉 소녀, 이유나(가명)입니다. 유나는 이렇게 안타까운 모습으로 7년 만에 언니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7년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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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가명)/이유나(가명)의 언니 : 하여튼 많이 맞았어요. 저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옆에 있으면 리모컨으로도 맞고 파리채로 많이 맞았고요.]

아빠의 잦은 폭력을 견디지 못한 유나는 11세에 처음으로 집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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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방황하던 유나는 '성폭행'을 당합니다. 어느 한 대학생이 갈 곳 없는 유나에게 잘 곳이 없으면 재워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다른 여학생들도 함께 있다고 하며 유인한 후,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성폭행을 당한 후,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아무도 유나를 돌봐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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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에게 위로 받지 못했던 유나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규리언니(가명) 등의 또래 친구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집에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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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교수/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 보호자로서의 어떤 지지 이런 거를 아이에게 제공을 해주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경험이 반복됐고 그런데 대부분 보면 또래 집단들은 그걸 해주거든요. '네 탓 아니야' 이렇게 해주니까 가족하고 더 멀어지는 거고...]

위로를 받지 못한 유나는 점점 가족들과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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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유나는 살인강도미수죄로 뉴스에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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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후, 함께 지내던 언니들과 함께 자신을 집에 머물게 해 준 할아버지를 칼로 찌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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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유나가 언니들한테 인정을 받기 위해서 그랬을 가능성이 많아요. 사랑을 받기 위해서요]

그 언니들을 '가족'이라 생각했던 유나는 언니들에게 한 가족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 손에 칼을 쥔 것 같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촉법소년이 된 유나는 가출한지 9개월만에 소년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촉법소년: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로 범법행위를 한 경우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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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담임교사 : 잘못했던 할아버지에 대해서 악몽을 꾸고 또 할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 있고 그래서 용서를 받고 싶고 이런 것들을 말을 하면서 눈물 흘렸다고...]

유나는 자신이 한 행위 때문에 소년원에서 악몽, 환청, 우울증으로 고통받았습니다. 고통받던 유나는 약물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소년원으로 보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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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상태를 회복한 유나는 웃음을 되찾고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도전하여 합격했습니다. 그렇게 유나는 다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소년원을 나와야 했을 때, 유나는 집 대신 쉼터를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그곳이 자신에게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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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교수/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 애들한테 물어보면 쉼터 안 간다고 해요. 굉장히 규칙을 지켜야 하거든요. 전화도 쓰면 안 되고 몇 시에 나갔다가 몇 시에 들어와야 하고 청소 다 돌아가면서 해야 하고 규칙을 지키는 걸 아이들이 힘들어 해요.]

하지만 쉼터의 규율은 유나가 지키기엔 너무나 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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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쉼터를 떠난 유나는 미성년자출입금지 장소였던 술집에서 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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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한 유나는 정신적 괴로움을 이겨내지 못한 채 조금씩 죽어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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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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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에 가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열 아홉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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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스스로 택해서는 안될 길을 선택했지만, 어쩌면 유나의 죽음은 따뜻한 말 한마디면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을지 모릅니다. 그곳에서는 부디 차가운 길을 헤매지 않길 바랍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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