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집에는 서버가…" 오바마 또 '전방위 농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 한 번 유머감각을 과시했다.

이번에는 중견언론인 모임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소재로 삼아 재치있는 농담을 쏟아냈다.

AP통신과 타임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중견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 만찬에 참석, "한때 내가 최신기술에 정통한 (대선)후보였는데 힐러리는 집에 서버가 있다더라"라며 한탄하는 시늉을 했다.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관용 이메일 대신 뉴욕 주의 자기 집에 서버를 둔 개인 메일을 써 논란을 일으킨 점을 겨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도 (집에) 서버 하나씩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나는 너무 뒤처졌다"고 말해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오바마가 기독교인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르겠다고 답한 공화당 대권잠룡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의 종교가 용서를 가르쳐줬다. 워커 주지사님, 살람 알레이쿰(평화가 깃들기를)"이라며 아랍식으로 인사해 청중을 웃겼다.

오바마는 기독교인이다.

최근 '오바마는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공화당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겨냥해서는 "미국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케냐에서 넘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오바마가 케냐에서 태어나 피선거권이 없다는 오래된 의혹을 끌어다 농담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조적 농담도 피하지 않았다.

올해 53세인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50대가 된다는 걸 상상도 못했다. 지지율에 있어서도 (50%가 되는 걸) 상상 못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2013년 만찬 때보다 올해 행사에서 청중이 더 많이 웃는다면 자신이 더 재미있어져서가 아니라 워싱턴DC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측 연사로 나선 워커 주지사는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논란을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에 친한 사람들이 많아서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 주소도 갖고 있다"면서 클린턴의 대항마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알려줬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민주당 측 연사인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진화를 믿느냐는 물음에 답변을 피했던 워커 주지사를 겨냥, 자신이 말을 타다 떨어진 일화를 언급하며 "이게 중력이다. 워커는 '중력이론'이라고 하겠지만"이라고 놀렸다.

1885년 시작된 그리다이언 클럽 만찬행사는 올해 130년을 맞았으며 언론인과 정치인, 정부 당국자 등 650명이 참석했다.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부터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관례지만 오바마는 이번까지 세 번만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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