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유로' 등가 임박에 미국·유럽 희비 교차


달러 강세·유로화 약세 추이로 1달러와 1유로의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등가·parity) 현상이 임박하며 미국과 유럽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달러 강세와 유로화 약세로 미국 수출기업들이 유럽시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독일산 자동차, 프랑스산 명품, 스페인산 와인 등의 수입가격이 내려가며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채드 모트레이 전미제조업협회(NA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에 강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가치가 유럽 기업들과 경쟁이 어려운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듀크/CFO' 매거진도 11일 미국 기업 CFO(최고재무책임자) 1천 명을 설문한 결과 미국 대형 수출기업 3분의 2가 달러 강세로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반면에 미국에 진출한 유럽계 기업은 패리티에 가까워진 달러·유로 환율에 이미 큰 이익을 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 운수업체를 인수한 한 프랑스 기업은 "미국 사업부문에서 유로화 기준으로 수익이 20%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국가 중에서도 수출 제조업이 발달한 독일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블로그에서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미국이 패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0% 넘게 폭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개시한 지 이틀 뒤인 11일에는 유로화 약세가 가속하며 12년 만의 최저치인 유로당 1.05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탄탄한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미국이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조기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12일 유로화 가치는 소폭 추가하락하며 패리티에 한 걸음 더 접근했다.

시장에서는 패리티 현상이 조만간 일어난 뒤 유로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는 더 상승하는 역전 현상을 점치고 있다.

CNBC는 "패리티의 기간은 짧겠지만 달러 강세와 유로 약세의 추이는 더 오랜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유로화 가치가 2016년 말 1유로당 90센트, 2017년 말에는 85센트까지 내려간다고 전망했다.

다만, NYT는 달러 강세가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할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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