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전면전' 선언했던 문재인과 대선 후 첫 대좌


대권을 놓고 격돌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대선 후 처음으로 대좌한다.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앉아 머리를 맞대기는 올 3·1절 기념식에서 잠시 만난 것을 제외하면 2012년 12월16일 격렬한 설전을 펼친 대선 TV토론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오는 17일 청와대 회동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참석해 3자 대화라는 형식을 띠고 있긴 하지만, 지난 대선후보의 '재회'라는 부분에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소통 행보로 국정장악력을 제고하려는 박 대통령과 제1야당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해 차기 리더 이미지 구축에 나선 문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대선 이후에도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파문으로 서로 불편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이이긴 하나, 과거를 털고 국정과제, 특히 경제 현안을 놓고 파트너십 구축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런 점에서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면서 대권을 향해 연일 중도·보수 끌어안기에 나선 문 대표로서는 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야당의 선명성 부각의 장으로 삼기보다는 상생과 협력의 계기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놓고 "반가운 이야기"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받아들이고 추진한다면 관련 입법이나 사회적 합의를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번 회동이 반드시 두 사람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서로 시각차만 확인하고 돌아선다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사건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4·29 보선과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여야 간 극한 대결 구도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

이미 문 대표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 승리 직후 박근혜 정부가 불통을 고집한다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두 사람의 만남은 정치 지형을 좀 더 부드럽게,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좀 더 순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 대통령에게는 소통 이미지 개선 기회를, 문 대표에게는 야권의 리더 이미지 구축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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