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디젤 부족 사태…주유소 200m 줄에 난투극까지


이집트에서 디젤 연료 부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수도 카이로에서는 주유소마다 트럭과 소형버스 등 디젤을 이용하는 차량이 수십 대에서 수백 대씩 길게 줄을 선 모습이 쉽게 목격된다.

이집트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도로 가운데 하나인 카이로 외곽순환도로에서는 최대 200m 넘는 행렬에 끼어들기 차량까지 겹쳐 주요소 인근에서는 극심한 교통 체증을 보였다.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 등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디젤과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이란 소문이 전역에 퍼지면서 카이로를 포함한 전국 주유소마다 차량 행렬이 급증했다.

카이로에서는 디젤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지방에서는 휘발유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카이로와 일부 주에서는 장시간의 주유소 주변 대기 차량으로 심각한 교통 정체가 발생했고 샤르키야주에서는 주유를 기다리는 운전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였다.

이집트 정부는 오는 13~15일 자국에서 열릴 세계경제회의를 앞두고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자 긴급 회동을 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집트 석유장관은 국민 수요량을 충족하고자 시장에 매일 기본적으로 디젤 4만t과 다른 석유 제품 1만8천t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브라힘 마흐라브 이집트 총리도 전날 성명을 내고 디젤 가격이 인상될 것이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사재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디젤 연료 부족 사태가 곧바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디젤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유소 업주와 브로커 등이 디젤을 주유소에서 팔지 않고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집트 정부가 지난해 7월 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펼치면서 연료 가격은 이미 최대 80% 상승했다.

게다가 이집트는 2011년 시민혁명 이후 현지에 있는 일부 외국계 석유 회사가 연체금 증가에 따라 시추를 중단, 만성적 에너지 부족 위기에 처했다.

이집트는 2013년 전체 예산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를 에너지 보조금으로 지출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