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을 철로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시멘트로 만드는 기술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습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폐금속·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은 고철을 철로 만드는 공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인 제강 환원슬래그를 급속 냉각해 빨리 굳는 성질을 지닌 속경시멘트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시멘트가 굳히기(양생) 작업에 보통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속경시멘트는 3시간에서 7일에 불과해 도로 긴급보수와 콘크리트 수중작업 등에 활용됩니다.
이 기술은 액체 상태의 제강 환원슬래그를 강력한 바람으로 급속 냉각시켜 분쇄한 다음 석고 등 첨가제를 혼합해 시멘트로 만드는 공법입니다.
그간 국내에서는 연간 72만 톤 규모로 발생하는 제강 환원슬래그를 매립 처리해왔고, 이 과정에서 먼지와 오염 침출수 발생 등 환경오염을 일으켜왔습니다.
따라서 신기술을 적용하면 이 같은 오염 저감은 물론 기존의 속경시멘트 제조 때 필요한 고온 공정이 없어 연간 50만 톤의 이산화탄소까지 줄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술원은 환원슬래그 72만 톤을 속경시멘트로 만들면 43억 원의 환원슬래그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속경시멘트 2천880억 원어치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로 인해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던 연간 300억 원 규모의 속경시멘트 산업을 완전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작년 전 세계 제강 환원슬래그 발생량이 1천700만 톤임을 고려할 때 신기술을 적용하면 6조 8천여억 원의 속경시멘트를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기술은 환경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기술 개발을 위해 2011년부터 10년간 7천820억 원을 투입해 진행 중인 글로벌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개발됐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조봉규 책임연구원을 단장으로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에코마이스터가 공주대 및 동양시멘트와 산·학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에코마이스터는 전북 군산에 연간 1만2천 톤 규모의 속경시멘트 제조공장을 구축했고, 신기술 관련 13건의 국내외 특허를 이미 확보했습니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신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해외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입니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자원순환 실현과 함께 온실가스 저감, 환경 선진국 도약 등 환경 분야의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