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캐나다 원주민 여성 살해·실종 1천200건 미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캐나다 내 원주민 여성의 실종·살해 사건이 대거 미제로 방치되는 등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고 캐나다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캐나다 원주민 여성 인권 실태에 관한 현지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원주민 여성 실종·살해 사건 1천200여 건이 미결상태로 국가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며 정부가 나서 전면적인 종합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동안 원주민 사회와 민권 단체는 원주민 여성 실종·살해 사건의 전국적 특별 조사를 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해 왔으나 정부는 이를 '원주민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의 문제'라며 정상 수사 절차로 해결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위원회 보고서는 경찰과 사법제도가 원주민 여성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는 원주민 여성 인권에 대한 중대하고 조직적인 침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원주민 여성과 소녀들은 남성이나 비원주민 여성보다 폭력에 더 심하게 희생될 여건에 놓여 있고 이 폭력으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더 크다"며 "그럼에도 국가는 살해되고 실종된 원주민 여성에 대해 효과적이고 충분한 조사와 법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원주민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이 미결 상태로 방치되는 것은 깊은 뿌리를 갖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차별 등 원주민 사회가 겪고 있는 일반적 문제, 나아가 캐나다 건국 초기 식민화 시대에서 파생된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캐나다원주민여성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위원회의 지적은 캐나다에 매우 중요한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1천200여 명의 희생은 원주민의 문제가 아니라 캐나다의 문제"라고 위원회 보고서를 반겼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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