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손학규, 측근 상가 조문…"마음 비웠다"


지난해 7·30 수원 팔달 보궐 선거 패배 후 정계를 은퇴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오늘(10일) 당 소속 신학용 의원의 모친상 빈소를 찾았습니다.

지난해 7월31일 정계 은퇴 선언 후 전남 강진에 낙향했던 손 전 고문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손 전 고문은 오후 5시 신 의원의 모친상 빈소가 차려진 인천시 계양구의 한 장례식장을 찾아 신 의원과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신 의원은 손 전 고문이 당 대표 시절인 2011년 원내특보단 간사를 맡아 최측근에서 보좌해온 당내 손학규계의 좌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 전 고문은 지난해 10월 말 장인상을 당한 안철수 의원의 여수 상가에도 들르지 않을 정도로 주변 인사들의 경조사를 비롯한 외부 일정을 극도로 자제해왔습니다.

지난달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 취임 이후 통합 행보로 강진을 찾아 손 전 고문을 직접 만나려 했을 때도 그는 "정치를 떠나 조용히 살고 있는데, 안 만나는 게 좋겠다"며 문 대표와의 만남을 사양한 바 있습니다.

손 전 고문 측도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 위주로 두세 번 정도 경조사에 참여한 건 있지만 그 외에 정치인 경조사는 처음"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손 전 고문은 "문상 온 것 밖에 없다"며 "신 의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위로라도 해주려고 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 의원이 올초 불법 정치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습니다.

손 전 고문은 그러나 최근 근황이나 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 등 당 현안 등에 대해선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마음은 편안하냐"는 물음에 "편안하고말고 없지. (마음을) 비웠으니까 편안하고 안 편안하고 자체가 없지"라고 답했습니다.

손 전 고문은 비슷한 시간에 조문 온 박지원 의원과도 오랜만에 인사를 나눴습니다.

손 전 고문은 당 대표 경선에서 진 박 의원에게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에 박 의원은 "감사하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자리에 함께 앉아 소주잔도 기울였습니다.

일각에선 손 전 고문이 조문을 계기로 강진 '토굴' 칩거를 끝내고 슬슬 정치적 움직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주인 신 의원도 손 전 고문에게 "제 문상 핑계대고 나오시려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손 전 고문은 신 의원에게 "헛소리 하고 있다"며 말을 잘랐습니다.

손 전 고문 측도 "손 전 고문은 그동안 문 대표의 만남도 사양할 정도로 정치인 만남을 자제해왔고 정치 불개입, 정계 은퇴 기조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정치적 행사가 아니라 경조사에 참석한 것이니 확대 해석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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