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베에 호된 역사교육"…'메르켈 어록'에 환호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정부에 "역사를 직시하라"며 잇달아 따끔한 충고를 보낸 데 대해 중국사회가 전폭적인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10일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메르켈의 발언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긴급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6.7%(5천861표)가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이 독일처럼 역사문제에서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한다면 용서할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67.6%(4천74표)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9.9%(1천197표), "잘 모르겠다"는 12.5%(752표)였다.

중국의 주요언론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전날 아사히 신문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독일은 과거(역사)와 정면으로 마주했다"며 아베 정권에 우회적으로 과거사 직시를 주문했다는 내용을 주요기사로 다뤘다.

신경보(新京報)가 국제면 톱기사로,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1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특히 환구시보와 이 신문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열린 독·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들으며 이마를 긁적이는 장면을 포착한 사진을 1면 상단에 큼지막하게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도 독일을 역사반성의 모범, 일본을 완고하게 역사를 뒤집으려는 국가로 표현하며 "중국과 한국 등은 메르켈의 일본 방문을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반면 (오히려) 도쿄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롭다"고 전했다.

친중(親中) 성향 신문인 홍콩 대공보(大公報)는 "메르켈의 이번 행보는 보람이 있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데 있어서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언론인이자 평론가인 마오카이윈(毛開云)은 "메르켈의 호된 역사강의를 아베는 잘 알아들었느냐"며 "죄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7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칭화대학에서 한 강연에서도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에 대한 한 학생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독일이 역사를 직시한 방법은 옳았고, 이는 후손들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 밝히며 주목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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