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평창 홍보대사 '장식용' 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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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는 인연이 참 깊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 큰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해 11월4일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되었습니다. 김연아는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던 순간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대회를 널리 알리고 선수 출신으로서 선수들이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후 그녀는 평창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각종 동영상을 이용한 홍보는 물론 여러 행사에 참석해 대회 붐 조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오는 14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평창 패럴림픽 데이’ 행사에도 참가해 휠체어 컬링 시범경기에 직접 나설 예정입니다.

 김연아는 비교적 최근에 평창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날로만 따지면  ‘막내 급’에 속합니다. 제1호 평창 홍보대사는 2011년 12월 위촉된 세종솔로이스츠입니다. 미국 CNN이 ‘세계 최고의 앙상블 중 하나’라고 극찬한 세종솔로이스츠는 1995년 강효 줄리아드 대학 교수가 한국을 주축으로 8개국 출신, 최정상 기량의 젊은 연주자들을 초대하여 현악 오케스트라를 창설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400회가 넘는 연주회를 하였고 카네기홀과 케네디센터 자체 기획공연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 단체입니다.

 제2호 홍보대사는 2012년 4월 위촉된 전 세계 한인무역협회 권병하 회장입니다.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 재외동포 해외시장 개척사업을 통해 재외동포의 미래발전상을 제시했고 국제통상 전략연구원을 운영하는 등 세계 각국의 경제계를 대상으로 활발한 무역활동을 하며 지식네트워크를 형성한 분입니다.

 2012년 11월에는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강원도 출신의 이외수 작가가, 다음해 1월에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씨가, 2014년 1월에는 메이저리거 추신수 선수가 차례로 각각 평창 홍보대사가 됐습니다. 추신수는 위촉식에서 “88서울 올림픽에 이어 한국에서 이런 큰 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한국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팀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부터 차근차근 알려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국을 빛낸 세계적 인물들이 상당수 평창 홍보대사에 위촉됐지만 김연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작가 이외수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위암으로 투병중이지만 그 이전에도 평창올림픽을 알리는 눈에 띄는 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사정은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평창조직위가 구체적인 홍보 활동을 요청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위촉된 홍보대사들이 여러 이유로 홍보 활동을 회피했을까요? 평창 조직위 관계자의 말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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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까지만 해도 평창올림픽이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위촉 이후 실제 개막까지 4-5년  남았기 때문에 당장 구체적인 홍보 활동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 여유 를 부린 것이다. 그리고 홍보대사 위촉식이라는 게 그 자체 의미보다 사실 조직위원장과 평창 조직위 홍보라는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시간이 많지 않아 실제 어떤 홍보를 맡길 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평창조직위원회는 평창올림픽 D-1000일인 오는 5월16일 개-폐회식 총연출가를 공식 발표하고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창 올림픽은 2014 러시아 소치올림픽과 비교할 때 물량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유력한 중국의 베이징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대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비해 하드웨어에서 뒤지는 평창은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해야 하고 자연히 홍보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창 조직위는 기존의 홍보대사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할지, 또 참신한 홍보대사로 누구를 새로 위촉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장식용 홍보대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까지는 이제 3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 14일 김연아와 함께 '평창 패럴림픽 데이'

▶ 김연아 "평창 널리 알릴게요" 홍보대사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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