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기부한 꼬부랑할머니 "돈은 똥이다"

정선 꼬부랑할머니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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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스토리] "돈은 똥이다"

강원도 정선 함백 마을, 그곳에는 'ㄱ'자로 굽은 등 때문에 꼬부랑 할머니라 불리는 이인옥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인옥 할머니 집에 밤, 낮 할 것 없이 누군가 찾아와 쌓인 눈을 치워주고, 연탄을 갈아 놓는가 하면 심지어 떡까지 놓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할머니 곁을 몰래 다녀가는 우렁 각시는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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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할머니

"워낙 남한테 도움 받기를 싫어하셔요. 몰래 안 할 수가 없다니까요!"

마을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바로, 이인옥 할머니의 우렁각시는 마을 주민들이었습니다. 올 해 나이 92세, 남에게 신세지기 싫어하시는 이인옥 할머니는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려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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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할머니

이인옥 할머니는 빵처럼 작은 것이라도 꼭 나누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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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옥/정선 꼬부랑 할머니

"이거 빵 어제 (이웃 주민이) 갖다 준건데 우리 셋이서 하나씩 먹자.

별건 아니라도 같이 먹으면 좋잖아."

할머니가 나눈 것은 빵과 같이 작은 것 뿐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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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할머니(2)

평생을 일군 16,530㎡의 땅과 재산도 전부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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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함백 마을은 과거 탄광촌이었습니다. 가난한 광부들의 마을에 이인옥 할머니 부부는 자신들의 재산으로 초등학교를 세웠습니다. 초등학교 이름은 방제초등학교입니다.

20년 전 세상을 떠난 이인옥 할머니의 남편, 이강식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가난을 이겨 낼 지식을 채워주었고, 이인옥 할머니는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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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초등학교 2회 졸업생 이재환씨는 학교가 없었더라면 한글이라도 깨우치기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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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이인옥 할머니는 기초 생활 수급비로 생활합니다. 하루 한 번 배달되는 무료 도시락으로 세 끼를 모두 해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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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생활 수급비마저도 모아 장학금으로 기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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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똥이다. 쌓이면 악취를 풍기지만, 뿌리면 거름이 된다."

그렇게 이인옥 할머니는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나눔'을 평생 실천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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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나누며 살아 왔던 이인옥 할머니는 지난 3월 1일 조용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이인옥 할머니는 돈만 좇는 세상에 '나눔'이라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할머니를 만날 수는 없게 됐지만, 할머니의 훈훈한 미소는 오래오래 기억 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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