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다가 공중부양된 자신의 승용차를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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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새벽.

대전 유성구에 사는 A(30)씨는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공중부양'된 승용차를 보고 두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절도범이 차량 타이어를 훔쳐갔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서 잠기운을 애써 떨치고 나온 참이었습니다.

불과 3개월 전에 새로 뽑은 A씨 차량의 바퀴 4개와 휠은 온데간데없었고, 차체는 스티로폼에 의지한 채 바닥에서 몇 뼘은 위로 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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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에 휘발유까지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A씨는 "한 마디로 황당했다"며 "전날 마신 술이 확 깨는 듯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근에 사는 회사원 B(33)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B씨는 출근하기 위해 나왔다가 타이어가 있던 자리가 휑하게 비어 있는 자신의 차량을 바라보며 당장 출근길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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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에 휘발유까지

그런데 바퀴 없는 차량은 견인도 되지 않아 결국 정비사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B씨는 전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유성구 일대에서 '공중부양'하거나 부품이 없어진 채 발견된 차량은 20대로 피해액은 시가 5천300만 원 상당에 달했습니다.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된 최 모(34)씨는 늦은 밤 공사 현장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타이어, 의자, 전조등, 후미등, 계기판 등 돈이 되는 부속품은 닥치는 대로 훔쳐갔습니다.

바퀴 등을 빼내려고 그가 손댄 차량은 벽돌이나 스티로폼에 떠받힌 상태로 주인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체까지 훼손한 최 씨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당일 회사에 못 가는 '추가 피해'를 겪기도 했습니다.

피해 차량 대부분은 출고된 지 얼마 안 된 '새차'여서 피해자들이 더 속상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기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최씨는 2∼3시간 만에 차량 부품을 빼내 달아났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그는 훔친 차량 부품을 자신의 승용차에 바꿔 달거나, 중고품 매장에 내다 판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누가 지나가면 자신의 차량을 정비하는 것처럼 눈속임해 범행을 들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컴퓨터 매장에 침입해 9천900만 원 상당의 노트북 컴퓨터 등도 훔친 것으로 확인된 최 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묻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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