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美대사 1분 만에 병원 옮긴 27년 베테랑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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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피습 당시 빠르게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던 것은 한 베테랑 경찰관의 발 빠른 조처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종로경찰서 세종로파출소의 류재훈(55) 경위는 김경호 경위와 함께 세종문화회관 일대를 순찰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 변에서 검은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황급히 뛰어오며 손짓을 하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생겨서 경찰을 부르는구나'라는 생각에 김 경위를 시켜 차를 세웠습니다.

손짓을 한 남성은 차에서 내린 류 경위에게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했다. 병원에 이송해야 한다"고 말했고, 마침 그 순간 같은 내용의 112 지령이 접수됐습니다.

류 경위는 7∼8명에게 둘러싸여 부축받고 나오던 리퍼트 대사와 수행원 2명을 순찰차 뒷문을 열고 태웠습니다.

당시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려 한눈에 보기에도 위급한 상태였습니다.

류 경위와 김 경위는 곧바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강북삼성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출근 시간이어서 차량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사이렌을 울리고 마이크로 '비켜달라'고 방송하며 시민 협조를 구한 덕에 1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류 경위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행원들을 도와 리퍼트 대사를 부축해 응급실 침대에 눕힌 뒤 수행원에게 "가해자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습니다.

현장에서 검거된 것으로 안다는 수행원의 말을 들은 류 경위는 테러 장소에는 다시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응급실 밖을 지키면서 종로서 상황실에 현장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그는 지원 인력이 올 때까지 몰려든 취재진을 비롯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류 경위는 "리퍼트 대사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상처 부위만 잡고 있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것 같긴 했지만 화를 내거나 하지 않고 굉장히 의연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류 경위는 "27년 경력의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흐뭇하다"며 웃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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