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질 임금상승 4.2%…한푼도 안오른 것 아니다"

정부·정치권 최저임금 등 인상 요구…기업들 온도차


정부와 정치권이 내수 진작을 위해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촉구함에 따라 재계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주 국가경영전략연구원 포럼 강연에서 미국과 일본을 사례로 들어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고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며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또 올해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 부총리의 발언 이후 여권을 포함한 정치권도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 가세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온도 차가 큽니다.

지난주 임금을 동결한 것으로 보도된 삼성전자가 대표적입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임금 동결 보도 이후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이 임금 동결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복지혜택을 늘리는 대신 기본임금 인상률은 0%로 동결하기로 한 것입니다.

삼성 측은 그러나 삼성전자가 대표기업으로 주목받기 때문에, 마치 삼성그룹 계열사 전체가 임금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전체 직원들의 임금이 한 푼도 오르지 않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논리입니다.

삼성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금인상은 기본급 인상과 비연봉제 직원의 호봉승급분, 연봉제 직원의 성과인상률 등으로 구성되는데, 지난주 임금을 동결했다는 것은 기본급 인상만을 따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흔히 임금 인상 폭을 몇 퍼센트 인상이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 수치가 반영하는 게 기업마다 다르다. 성과급 인상은 직원마다 다르고 호봉승급은 비연봉제에서 당연하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일부 기업에서 계산하듯이 호봉승급과 성과인상분을 모두 포함하면 2015년 삼성전자 전 사원의 임금은 평균 2.3%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다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2014년의 잔업·특근수당 인상 효과가 평균 1.9%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호봉승급과 성과인상, 통상임금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실질적 임금상승은 4.2% 수준에 달한다고 삼성 측은 주장했습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연봉구조 특성상 성과급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에서는 개인별 계약 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이 많은 경우 60%에 달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현재 삼성 계열사들의 임금 인상은 동결된 곳부터 3.5% 인상된 곳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습니다.

여전히 상당수 계열사는 노사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삼성 외에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임금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유가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낸 정유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임금을 동결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연말에 이미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고 에쓰오일 등도 뒤따랐습니다.

LG전자는 올해 임금을 평균 4%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와 SK 등 다른 주요 그룹은 아직 임단협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등은 임금 조정 폭을 놓고 노사 협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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