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참정권 운동 '셀마행진' 50주년…오바마 "아직 안끝나"


미국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셀마 행진'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현지시각 7일 열렸습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을 데리고 50주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연설 단상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은 방문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때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셀마에 온 이후 첫 방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4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셀마 행진에 참가했던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정당한 미국을 만들려는 이들의 노력이 승리를 거뒀고, 이 사건이 미국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 50년간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미주리 주 퍼거슨 사건에서 보듯 인종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셀마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경찰·사법 시스템은 모든 사람을 위해 적용돼야 한다며 인종 차별적인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셀마-몽고메리 행진 참가자에게 의회 황금훈장을 수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행사장에는 행진 당시 경찰의 폭력에 크게 다친 앨라배마 주 출신 존 루이스 하원의원과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국 상·하원 의원 100명과 전국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인파가 참석했습니다.

셀마는 흑인 인권 운동의 대부 킹 목사가 1965년 흑인의 참정권 획득을 위해 셀마에서 앨라배마 주의 행정수도인 몽고메리까지 87㎞를 평화롭게 걸어간 '셀마-몽고메리' 행진의 출발점입니다.

킹 목사와 행진 참가자 600명은 그해 3월 7일 셀마를 벗어나고자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 위에 도달했으나 앨라배마 주 경찰은 이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해 무수한 부상자를 낳았습니다.

당시 일요일에 벌어진 유혈 사태라는 뜻에서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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