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범행일 아침 흉기 가져가겠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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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 수사본부는 김기종 씨가 조사에서 "지난 2월 17일 행사 초청장을 받았을 때 참석을 결정했지만, 범행에 쓴 과도를 행사장에 가져가겠다고 생각한 것은 범행 당일 아침"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 씨 변호인도 "김 씨가 대사를 죽일 의도는 없었으며 과도를 가져간 것은 찌르려고 한 게 아니라 위협을 하려고, 겁을 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제(6일) 구속된 김 씨는 종로경찰서 형사당직실 내 간이침대에 누워 있다 틈틈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씨가 어제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조사받았고, 공범과 배후세력 모두 없다는 취지로 일관 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특별히 번복한 진술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 자택에서 이적성 의심 서적을 압수한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김 씨가 북한 관련성을 부인해 증거물 분석과 주변 인물 조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압수품 중 10점 이상을 이적도서로 보고 있습니다. 압수품 중에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을 비롯해 북한에서 발간된 북한원전과 '민족의 진로'라는 범민련 간행물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경찰은 공범과 배후 세력 입증 등을 위해 참고인 조사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범행 때 행사장에 있던 A 교수를 어제 오후 1시쯤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2시간가량 조사했습니다.

A 교수 조사는 사건 당일에 이어 두 번째로, 김 씨는 당시 대사에게 접근하면서 마침 열려 있던 A 교수의 가방에 전단을 넣어두고 전단을 뿌려달라고 외쳤습니다.

첫날 조사에서 전단 배포를 사전에 부탁받은 일이 없다고 진술했던 A 교수는 "예전부터 김 씨의 얼굴은 알았지만 친하지는 않다"며 "올해는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본 적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또 어제 오후 4시쯤부터 행사 주최였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민화협 사무처장 이 모 씨와 간사 이 모 씨를 불러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고, 이들 역시 긴밀한 관계는 아니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통화내용이나 이메일 분석, 계좌 추적 결과 관계성이 의심되는 사람을 소환할 방침입니다.

한편, 김 씨를 변호 중인 황상현 변호사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테러범보다 변호사가 더 종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을 종북이라고 주장했다면서, '모해'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 씨는 "나는 김 씨의 미국 대사 상해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공정성 의무를 준수하며 조사과정에 입회했다"며 "김 씨 진술 과정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5일 아침 7시 40분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의 준비 중인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뺨과 왼쪽 손목 부위를 25㎝ 길이 흉기로 공격해 그제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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