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설기현, 아쉬웠던 '아름다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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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전 또 한 명의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타가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밝혔죠.

설기현 선수가 성균관대 감독 대행 제의를 받고 전격적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건데요.

새로운 출발을 박수받아 마땅하긴 하지만 마지막 작별하는 모습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서대원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설기현/인천 유나이티드 선수 : 저의 갑작스러운 은퇴 결정과 연이은 대학 축구팀 감독 취임을 둘러싸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정이 어찌 됐든 매끄럽지 못한 모습으로 비춰 졌다면 그런 지적도 달게 받아야 될 것이고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온 "도전의 아이콘" 답게 설기현 선수는 이제 지도자라는 축구 인생에서의 새 도전에 나섭니다.

그런데요, 통상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을 출발할 때 은퇴를 미리 예고하고 시즌 종료 때에 맞춰 은퇴하는 것과 달리 설 선수는 시즌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이미 인천 구단의 겨울 전지훈련도 다녀왔고 K리그 선수 등록까지 마친 상황인데 말이죠.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핵심 전력을 갑작스럽게 잃어버리게 된 건 물론 설기현의 얼굴이 들어간 홍보물까지 제작해놓은 상황이라 날벼락이나 다름없었을 겁니다.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에 크게 기여 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설기현 선수가 은퇴 시기와 과정에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떠나는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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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저희 8시 뉴스에서는 2000년대 홍대 지역의 히트 상품이었던 '클럽데이'가 오랜만에 부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클럽데이는 2만 원짜리 표 한 장이면 홍대 일대 여러 공연장을 돌며 수십여 팀의 라이브 음악을 마음껏 보고 들을 수 있는 문화 행사인데요.

기사가 나간 뒤 의외로 많은 네티즌들이 조금은 다른 종류의 클럽을 떠올리며 주변 숙박업소가 꽉 차겠다는 둥 엉뚱한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진짜 클럽데이가 뭔지 곽상은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다시 한 번 제대로 전했습니다.

지난 2011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클럽데이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반가움에 전체 1천500장의 예매 티켓 중 100장 한정으로 판매된 블라인드 티켓은 판매 1분 만에 매진됐고 200장 한정으로 나온 얼리버드 티켓은 3분 만에 동났습니다.

공장에서 찍어 나온듯한 아이돌과 걸그룹 중심의 음악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갈증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겠죠.

총 33개 인디 뮤지션들이 참여했는데요.

취재팀도 쉴 새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색깔의 밴드와 무대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비록 공간은 좁고 답답한 지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 저하를 실감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이어폰을 벗어 던지고 뮤지션과 코앞에서 소통하며 함께 있던 관객들과 하나가 되어 어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점점 늘고 있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들은 가격도 비싸고 날짜도 제한 돼 있는 반면, 클럽데이는 도심 한복판에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데다 가격도 부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앞으로 계속 지속 가능한 문화 상품으로 유지 발전돼서 대형 기획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요즘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다양성을 떠받치고 젊은 감수성을 대변해주는 든든한 힘이 되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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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강남불패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미국은 맨해튼 불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값은 오름세가 탄탄합니다.

특히 경기 회복세가 나타난 지난 연말부터는 새로 지은 고가 아파트값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뉴욕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집값이 비싸지는 만큼 덩달아 올라간 거의 살인적인 월세에 대한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시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 도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성냥갑 아파트를 도입합니다.

박진호 특파원이 취재파일에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매물로 내놨다는 아파트, 우리 돈 5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57번가에 새로 분양될 이 최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펜트하우스가 그보다 두 배나 비싼 1천83억 원에 팔렸다고 해서 뉴요커들조차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빌딩 숲 사이에 초미니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습니다.

10평도 안 되는 모듈 형태의 집 55채를 레고처럼 쌓아 올리는 방식입니다.

공간 활용도 기발해서 낮에는 거실로 오후엔 서재로 밤에는 침실로 변할 수 있도록 벽에서 테이블이 나오기도 하고 벽을 끌어내리면 침대가 되고 벽 속에는 옷장도 들어 있습니다.

혼자 사는 싱글족들에게 딱이겠죠.

앞으로 주택 부족 문제와 월세난 해결에 도움을 준다면 시 전역으로 착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맨해튼의 경우 부동산 자금의 출처를 묻지 않기 때문에 세계적인 거부들이 주거용 건물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이미 실수요 시장이 아닌 부자들의 저금통으로 변해버린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이 호들갑스런 도시 한가운데에서 이루어질 야심 찬 마이크로아파트 프로젝트가 한강에 돌 던지기로 끝나는 건 아닐지 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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