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속은 분식회계…대법 "개미 투자자에 배상"

상장폐지된 신텍에 손해배상 책임 확정


2011년 7월 코스닥 상장사였던 산업용 보일러 제조업체 신텍의 주가는 회사가 삼성중공업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마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은 우량 기업으로 알려진 신텍의 주식 27%를 주당 1만5천900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고, 당초 1만5천 원 수준에 머물렀던 신텍 주가는 한때 최고 2만5천 원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소액 투자자 함 모(51)씨가 신텍 주식을 산 것은 삼성과 신텍이 인수 계약을 체결한 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내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해 9월 삼성이 신텍의 재무 상태를 실사하던 중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2008∼2011년 재무제표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삼성의 인수 계약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신텍 주식은 1만9천 원 수준에서 거래가 정지된 후 증시에서 퇴출됐습니다.

이 주식을 2만 원 이상에 수천 주 사들인 함 씨도 손해를 봤습니다.

함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신텍은 자사 주가가 삼성의 인수 소식 때문에 일부 급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식회계 때문에 급등한 부분만 별도로 보상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신텍의 분식회계와 삼성의 인수가 무관치 않다며 회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함 씨가 신텍을 상대로 낸 손배소송의 상고심에서 "함 씨에게 1천337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삼성중공업도 신텍의 재무제표를 신뢰하고 인수 계약을 추진한 것"이라며 "인수 소식에 따른 주가 상승이 분식회계와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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