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속 바이오디젤 혼합률 높인다…기름값은?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현재 주유소에서 파는 모든 경유에는 팜부산물·폐식용유·가축기름으로 만든 바이오디젤 2%가 섞여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7월31일부터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을 2.5%로 높이고, 2018년에는 3.0%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정유 4사는 "원료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국민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반대하는 반면 바이오에너지 업계는 "국산 자급률을 계속 높이고 있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2006년부터 정유사들과 자발적 협약을 맺어 경유에 바이오디젤 0.5%를 섞어 쓰기 시작했고, 2007년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년 0.5%씩 혼합비율을 늘려 2012년 3.0%를 섞어 쓴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8년 1%, 2009년 1.5%, 2010년 2%로 올렸지만 2010년 12월 2차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발표하면서 "당분간 혼합비율을 2%로 유지한다"고 결정해 지금까지 유지했습니다.

정부는 2013년 7월 신재생에너지법을 개정하면서 정유사들이 수송용 원료에 신·재생에너지를 혼합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을 신설했고, 2년 뒤인 2015년 7월3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맞춰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비율을 올해 7월31일부터 2017년까지 2.5%, 2018∼2020년 3.0%로 규정한 시행령을 작년 12월 입법예고했고 5월 중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유4사를 대변하는 대한석유협회는 정부에 "혼합률을 2%로 유지하되 바이오디젤 원료의 국산화 비중과 의무혼합비율이 연계된 목표설정 방법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바이오디젤 사용으로 에너지 해외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게 정책 목적인데 현재 바이오디젤 원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혼합률을 높이면 수입률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바이오디젤 원료의 국제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팜유를 직접 생산하는 태국은 건기를 맞아 작년 12월 팜유 물량이 15만 톤에서 10만 톤으로 감소하자 올해 1월 혼합률을 7.0%에서 3.5%로 축소했다고 석유협회는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정유사들은 경유보다 바이오디젤이 리터당 500원 정도 비싸 혼합률을 높일수록 소비자 가격도 올라가는 점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경유 제품값은 최근 리터당 500원 정도인데 비해 바이오디젤은 리터당 1천 원 정도에 정유사에 공급됩니다.

또, 바이오디젤 혼합률이 3%로 오르면 정유사마다 별도의 저유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는데 총 1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밖에 정유업계는 바이오연료 조달로 인해 식량가격의 상승이 유발되는 점과 생산 전 과정을 고려했을 때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지 등도 문제로 제기합니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는 "정부가 혼합률을 매년 높인다는 발표에 따라 바이오디젤 생산업체가 2010년 23곳까지 늘었다가 정부의 계획 번복으로 줄도산해 15곳만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혼합률을 5%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져 연간 자동차용 경유 소비량 2천만㎘의 5%가 넘는 120만㎘ 상당 생산설비를 갖췄지만, 혼합률을 5년간 2%(40만㎘)로 동결해 타격이 컸다는 설명입니다.

정유사들은 매년 입찰을 통해 바이오디젤 공급사를 선정하며 지난해 실제 바이오디젤을 생산한 업체는 SK케미칼과 JC케미칼 등 8곳입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국내 공급 40만㎘, 수출 7만6천㎘에 그쳤습니다.

바이오에너지협회는 바이오디젤 생산 초기에는 대두유와 팜정제유가 주 원료로 쓰였지만, 지금은 팜부산물·폐식용유·가축기름이 원료의 82%로 사용되고, 원료 중 국산 자급률이 2007년 20%대에서 지난해 43%로 높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내 폐식용유의 바이오디젤 재활용량이 2006년 1만6천 톤에서 2013년 15만 톤으로 늘었고, 도축장·피혁공장에서 버려지는 소·돼지의 지방질 재활용률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혼합률을 0.5%포인트 높이면 리터당 2.5∼3원 정도 경유값이 오르는데 40리터씩 한 달에 네 번 주유한다고 치면 월 500원도 안되는 반면 현재 서울 주유소의 경유값 최고, 최저 차이는 리터당 700원 이상"이라며 가격 인상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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