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한빛원전 증기발생기 이물질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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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이 증기발생기 내 이물질을 무려 15년 동안 제거하지 못하고 가동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한빛원전 증기발생기가 잦은 고장으로 수차례 문제를 일으킨 만큼 원전 당국의 늑장 대처에 비난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7일 시작된 한빛 3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 증기발생기 내부에서 쇳조각 80여 개가 발견됐습니다.

이 쇳조각은 증기발생기 내 세관으로 들어가는 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필터가 부식하면서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필터가 파손되면서 나온 쇳조각은 증기발생기로 유입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증기발생기 내 세관에 달라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전 측은 지난 2000년 이물질이 증기발생기에 유입된 사실을 이미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파손된 필터를 교체하고 보강 공사를 실시했지만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쇳조각의 규모와 갯수를 정확히 확인하고 제거할 수는 없었습니다.

15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기술이 개발되면서 증기발생기에 유입된 이물질 제거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제거가 가능한 쇳조각은 50여 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여전히 제거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원전 측은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 증기발생기에 이물질이 남아있더라도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조만간 재가동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15년간 이물질이 유입된 사실을 원전 당국이 숨겨온데다 안전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점검 이후 재가동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한빛원전의 증기발생기는 부식과 균열, 마모에 취약해 잦은 고장의 주범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이물질 유입이 그 원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전 당국은 이 같은 증기발생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7년부터 기존 인코넬 600 재질의 증기발생기를 부식 등에 강한 인코넬 690 재질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박응섭 한빛원전 민간환경·안전감시센터 소장은 "인코넬 600 재질의 증기발생기가 고온·고압에서 부식과 균열에 취약한데다 이물질마저 쌓여 있어 잦은 문제를 일으켰을 수 있다"며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참여로 안전성 검증이 완료되고 재가동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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