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박원순 시장 '황제 공관'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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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가회동 새 공관을 두고 "호화 공관이다. 황제 공관이다." 말들이 많았는데요.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민주 기자가 직접 집들이에 다녀와 취재파일에 소개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새로 입주한 이 단독주택은 대지 660㎡에 연면적 405㎡ 규모로 일반 가정집이라면 꽤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시장의 공관치고는 오히려 좀 아담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2층은 개인적인 공간이라 공개되지 않고 1층만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소문난 독서광, 장서 수집광답게 회의실과 응접실은 서재나 다름없었고 장소가 허락하는 곳마다 각종 책과 문서가 빽빽이 꽂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어서 본인이 새벽까지 하나하나 정리했다는 설명입니다.

식사도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소박한 한식 식단이 제공됐습니다.

박 시장은 공관을 둘러싼 비난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외빈들을 맞이할 때 들어가는 호텔비도 아끼고, 또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끔 시청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결심했는데, 그리고 그마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세를 택했는데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올라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대선후보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며 더욱더 시정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뼈있는 농담도 덧붙였는데요.

사실 국무총리나 국회의장, 외교부 장관, 또 일부 광역 자치단체장의 관사와 비교하면 조촐하기까지 한 이런 박 시장의 공관을 두고 유독 지적이 많았던 건 아마도 시민들이 그에게 바라는 특별한 기대 때문이었을 겁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서 서민 시장을 자임해 당선된 만큼 우리와 동떨어지지 않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걸 대다수가 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표현대로 차라리 원래 살던 은평구 아파트에서 그대로 살 걸 이번 공관 파동은 장고 끝 악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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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권종오 기자는 강원도 평창을 다녀왔습니다.

2009년에 지어진 스키점프대의 꼭대기를 직접 올라가 봤는데요.

2011년부터 왜 한 번도 국제대회가 열리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풍에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취재파일 보시죠.

국제스키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바람이 초속 3m 이상이면 경기가 일시 중지되고 5m가 넘어가면 그날 경기가 중단됩니다.

안전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창 스키점프장의 2월 낮 풍속은 평균 초속 3.2m, 최대 초속 5m에 이릅니다.

사실상 낮 경기는 불가능한 무용지물이라는 뜻입니다.

역대 동계올림픽을 치른 다른 나라의 스키점프장은 주로 바람이 가장 적게 부는 산허리 아래에 위치해 있지만, 이와 달리 평창의 스키점프장은 지형적으로 강한 바람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세워진 게 원인입니다.

실제로 이곳은 첫해부터 사고를 일으켜 대륙간컵 스키점프 대회 때 미국의 한 국가대표 선수가 갑자기 부는 뒷바람에 중심을 잃고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선수들도 이 같은 세찬 바람 때문에 2년 전부터는 겨울에 여기서 훈련을 하지 않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는 실정이고 지난해 국제 스키연맹도 그래서 재인증 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스키점프장에 쓰인 국민의 혈세는 무려 533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조직위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방치만 해오다가 이제서야 방풍 시설로 바람을 막아보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해법을 내놓고 있는데요.

먼저 누가 왜 이렇게 잘못 설계했는지 강도 높은 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하고 이 엉터리 점프장을 대체할 새로운 점프장도 시급합니다.

올림픽 경기 도중 누군가 강풍으로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만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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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시작될 때 즈음 저희 8시 뉴스에서는 이 똘망똘망한 아기의 소식을 전해 드렸습니다.

지난 8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주차장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는데 마음씨 착한 이웃들의 도움으로 구순구개열 수술까지 잘 마쳤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보도가 나간 뒤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손길도 이어졌지만, 사실은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남주현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남주현 기자/SBS 정책사회부 : 물론 조금만 같이 있다 보면 예쁜 눈망울, 작고 귀여운 손·발만 눈에 들어옵니다. 이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고요. 아기를 돌본 자원봉사자, 간호사 선생님들도 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아기는 처음엔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아기라 해서 "미상남애"로 불렸지만, 잘생긴 얼굴 덕에 "미남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다행히 1차 수술까지는 무사히 끝났는데 문제는 퇴원 후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어린이병원은 이제 상태가 호전됐으니 더이상 받아줄 수 없다고 했고 경기도 내 다른 시설들은 운영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또 장애아를 다룰 전문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구순구개열은 장애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결국, 한쪽에서는 건강해졌으니 못 받겠다.

다른 한쪽에서는 건강하지 않으니 못 받겠다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사회복지사들이 여러 기관에 사정한 끝에 미남이는 1주일 전 겨우 경기 북부의 일시보호소에 입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도 머물 수 있는 기한은 3개월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전에 입양되지 않는다면 갈 곳을 찾아 또 헤매야 하는 겁니다.

물론 이번 방송을 통해 세상엔 아직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훈훈한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개개인의 배려는 어디까지나 마지막 보루여야 합니다.

위기에 처한 미남이같은 아동을 돌보라고 설치된 기관들이 어떻게든 안 되는 이유를 찾을 게 아니라 어떻게든 되게 하게끔 나라가 지원해주고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입니다.

인생을 살며 겪게 될 수많은 아픔을 너무 일찍 태어나자마자부터 겪어버린 우리 미남이가 앞으로는 제대로 된 보호 속에서 자랄 수 있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후 6개월 된 이 귀여운 얼굴을 기억한다면 친부모가 꼭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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