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원 오염피해를 3천 억에 무마한 엑손…비판 가열


미국 뉴저지주가 석유기업 엑손모빌을 상대로 제기한 89억 달러, 9조7천87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터무니없이 적은 합의금에 급작스레 끝내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뉴저지주 주정부와 엑손 측이 최근 89억 달러에 한참 모자라는 2억5천만 달러, 2천749억원에 소송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재판부에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엑손은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 지은 뉴저지주 북부 베이온과 린든 지역 정유시설을 운영하면서 6.07㎢에 달하는 습지와 목초지, 하천을 석유 폐기물 등으로 수십 년간 황폐화시켰습니다.

이에 뉴저지주 주정부는 2004년 엑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피해보상 액수만 이견으로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주정부는 재판과정에서 엑손이 오염시킨 지역을 복구하는 데 26억 달러, 주민들이 땅을 쓸 수 없게 된 데에 대한 보상으로 63억 달러를 산정해 엑손 측에 총 89억 달러의 피해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전 주정부가 갑자기 엑손 측과 합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판결을 미뤄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고 지난 20일 양측이 서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재판부에 통보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합의 사실에 법조·환경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싸워온 뉴저지주 주정부가 판결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왜 엑손과 합의 했는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엑손이 지난해 5월 크리스 크리스티 현 뉴저지 주지사가 회장을 맡은 '공화당 주지사 협회'에 5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지적했지만, 엑손 측은 2008년부터 매년 '공화당 주지사 협회'에 기부하고 있으며 크리스티 주지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주정부와 엑손의 합의안은 재판부 승인이라는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지만,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합의안이 "희롱"이라고 비난하며 재판부가 합의안을 즉각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