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24년 전 간통죄 폐지도…외국 사례는


법무부는 1992년 형법개정안에서 간통죄를 삭제하면서 세계적으로 폐지 추세에 있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개정 때는 삭제안이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김종대·이동흡·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은 2008년 결정문에서 "성의 개방 풍조는 막을 수 없는 사회 변화"라며 "간통죄의 존립기반이 근본적으로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법조계와 학계에 따르면 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도 우리나라와 타이완 등 극소수 국가만 형법상 간통죄를 처벌합니다.

그나마 타이완 형법상 간통죄의 법정형은 우리보다 낮은 1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미국은 20여 개 주에 간통죄가 남아있지만, 실제로 처벌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사문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프랑스대혁명 때인 1791년 간통죄 처벌 규정을 없앴습니다.

무려 224년 전입니다.

이후 간통죄를 되살린 프랑스는 1975년 형법을 개정하면서 다시 관련 조항을 폐지했습니다.

독일(옛 서독)은 당초 간통한 사람을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했으나 1969년 개정 형법에서 이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중국은 협박의 수단을 동원해 현역 군인의 부인과 간통한 경우에 한해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간통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덴마크는 1930년, 스웨덴은 1937년, 일본은 1947년, 노르웨이는 1972년, 스위스는 1989년, 아르헨티나는 1995년, 오스트리아는 1996년에 각각 간통죄 처벌 법규를 폐지했습니다.

우간다 헌법재판소는 2007년 한 여성단체 청구를 받아들여 부인만 처벌하도록 한 간통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오늘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다수의 위헌 의견에서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 국가 권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간통죄가 폐지되고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지, 형벌을 통해 타율적으로 강제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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